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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보가 만든 식당이 있었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3229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왕ㅋ굳ㅋΩ
추천 : 178
조회수 : 12478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1/08 23:52:04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1/08 22:28:43
처음엔 그냥 그 바보가 만든 정성스러운 요리에 감동한 사람들이 모인 작은 식당일뿐이였습니다

그 곳은 어느 지방에서 오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오든, 어떤 학력의 사람들이 오든

그냥 와서 맛있는 요리를 먹고 즐거운 마음에 돌아가면 그만이였습니다

바보 주인장은 사람들이 대가를 치루겠다고 하는데도 궂이 사양을 했죠

그러던 중 맛있는 음식이 입소문이 나고, 아무나 와서 쉬었다 갈수 있는 식당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자

다양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옆 가게 에서 이 손님 저 손님에게 시비를 걸던 사람, 초등학교 앞 분식집에서 무전 취식한 꼬마,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 등등

그러자 바보 주인장은 부랴부랴 식당을 넓히고 손님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어요

'요리에 자신이 있는 분들은 자유롭게 주방을 써서 요리를 해도 됩니다'

라고 하자 요리에 자신이 있는 손님들은 너도 나도 식당에게 도움이 되고자 자신의 요리를 뽐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이 요리들이 매우 좋은 반응을 얻어 식당은 날로 번창해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요리를 먹던 손님들이 점점 불만이 생기기 시작한것이였습니다

'이 요리는 너무 극단적인 취향에만 맞춰져있어'

'이 요리는 생긴게 너무 혐오스러워'

'이 요리는 어떤지방에서 즐겨먹던 음식이라 거부감이 드는걸?'

'이 요리는 왜 남자들이 먹기 편한 사이즈로 잘라놓은거지?'

불만을 가진 손님만 있는것이 아니였어요

'음 이 요리 매우 훌륭한걸, 아주 맛이 끝내줘'

'여기가 정말 지상최고의 식당이 아닐까'

'옆 집 요리에선 뭐 이상한게 나왔나봐, 저 식당은 망해버려야돼'

라고 말하는 손님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자 손님들은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같은 테이블에 앉기 시작했어요

그리곤 마치 테이블이 자기 소유가 된것마냥 끌어안고

음식 불평을 하거나, 옆 테이블 음식 욕을 하고, 심지어는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는 손님들을 통제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원래 이 식당 단골이였다고, 옛날부터 왔었어'

'우린 자주 모여서 이 식당에 왔으니 우리가 이 식당에서 제일 위대해'

'내 요리가 끝내주니 이 식당은 내가 먹여 살렸다고 봐야지'

예전부터 이 식당에 와서 그저 소박한 음식을 먹고 가는 손님들은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그저 조용히 음식을 즐기고 가면 되지만

음식에 하나 둘씩 평가가 내려지고

특정 테이블을 비판하는 음식이 생기고

지역 특산물을 그저 아무 이유없이 배척 하는 사람들을 보며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그럴때마다

'이 식당에서 왠 착한 척?'

'식당 전세 내셨어요?'

'새로 온 손님은 저리 가세요'

라는 반응만 돌아올 뿐이였습니다

제 분에 못이겨서 화를 내고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떠나는 사람도 생기고

옆 손님과 격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자주 목격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맛있는 요리를 즐기러온 손님들로 가득했던 식당이

이제는 자기 요리를 강요하는 사람

요리가 입맛에 안맞다며 바꿔달라는 사람

요리에 관심은 없고 옆 테이블 손님과 싸우러 오는 사람

정상적인 요리가 맛이 없다며 투정 하는 사람들로 가득차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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