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대학엘 왔음. 남자 동기들이랑 선배 오빠들이 맨날 돼지라고 놀림. 그만 처먹어, 돼지새끼야, 살 안빼냐?, 듬직하다. 저런 말들, 진짜 매일 같이 들었음.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동기가 '살 좀 빼 이 돼지새끼야.'라고 했음. 근데 그 말이 갑자기 가슴에 팍!!!!!!!!!!!!!!!!!!! 진짜 팍!!!!! 꽂히는거임. 그 날 수업을 다 포기하고 집에 와서 3시간 정도를 울었음.
아니, 솔직히 지네가 특별히 잘난 것도 아닌데, 좀 뚱뚱하다고 사람을 그렇게 돼지 취급해도 되는거임? 그래도 나 여잔데?
그 길로 다이어트에 돌입했음. 난 원래 먹는 거 진짜 좋아하고 술 마시는 것도 진짜 좋아했는데 다 끊음. 1년 정도 술자리에 안갔음. 먹는 양도 반으로 줄임. 군것질 끊음.
근데 운동은 안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운동하는거 워낙 싫어해서.. 대신에 매일 걸었음. 평소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왠만한 거리는 걸어가고, 움직일 일을 자꾸 만들었음.
이러다 보니까 폭풍ㅇㅇㅇㅇ빠지진 않고 한달에 1~2키로씩 빠지기 시작했음. 1년 정도가 지나자 50kg이 됐음. 날씬하진 않지만 봐줄만 했음. 좀 자신감ㅋ이 붙음ㅋ 활동을 재개했음. 더이상 아무도 돼지라고 놀리지 않았음. 예뻐졌다, 소개팅 시켜줄까?, 이거 먹어, 뭐 먹을래?.
듣는 말이 달라졌음. 사실 좀 행복했음. 그래서 살을 조금 더 뺐음. 그래서 지금은 45kg.
근데 살이 빠져서 좋긴 한데, 다시 살이 찔까봐 항상 노심초사함. 뭐 조금만 많이 먹은 날이면 밤을 샘. 그냥.. 잠을 못자겠음. 먹고 싶은 게 있어도 맛있겠다는 생각보다 저게 다 살이라는 생각이 먼저 듬. 누가 '요즘 살쪘어?'라고 장난스럽게 말해도 그날은 하루 종일 굶음.
아 이상해 진 것 같음 나...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임. 하루만 먹고싶은 거 맘껏 먹고 아무 생각 안하고 그냥 자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