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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이야기]창녀를 사랑한 쫄다구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32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해
추천 : 0
조회수 : 1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4/01/19 13:13:34
일주일 간의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컴 앞에 앉아 빈둥거리던 중에
인터넷 게시판에서 "창녀를 사랑한 선배" 라는 글을 읽었다
나 역시 비슷한...사건을...
아니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편견같다...
남녀의 사랑관계는 흔해빠진 것 아닌가..
여자의 직업이 창녀라는 것... 직업엔 귀천이 없다... 그냥
흔해빠진 남의 사랑 이야기다.
4년전 일이다..
병장 3호봉때 사건?? 그래 사건이였다.
울부대 이X영 이라는 후임병이 있었다.
운전병이였는데... 외모로 사람을 평가해선
안될일이지만... 조끄이 생겼다 진짜..(-_-;) 키도 무지 작고 지금
와 생각 해보니
보문이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님 말고. 캬캬캬
그런데 많이 친했다.. 나랑 6개월 차이가 났는데..
그냥 조용 조용히 부대생활 하는 애였다,
가끔 기타 가르쳐 달라고해서 PX에 대꼬가서 가르쳐준 적도 있다.
아주 소심한 넘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사고가 터졌다..
면회가 온 것이였다.. 부대가 작아서 "누구 면회왔다~!"그러면
온 부대인간들이 다 나와본다..
아니 그런데.. 세상에 이럴수가..
대기실엔 흰색 원피스에 숄을 걸친 아리따운 미모의 아가씨가
앉아있는 것이였다.. 삽시간에 온부대에 소문이 퍼지고
과연 누구 면회를 온것일까? 하는 궁금증에
애꿎은 이등병 시켜서 정문 근무자에게 알아보고 오라고 시켰다.
조금 있으니 이등병이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말하길
"이X영 상병 면회왔습니다~!! 애인이랍니다.~!"
"푸헉~!!" 조또 말도안된다..~!!! "
마~! 애인 확실하나~! 누나나 뭐 사촌 이런거 아니가?
엄한 이등병에게 다그쳐 물었다.
예 근무일지에 애인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우리의 이X영 상병... 어느새 말끔히 옷을 갈아입고
면회하러 간다고 내무실 대빵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모두다 한마디씩 했다..
"우아 시키 능력좋네.." " 느그집 돈많제?"
"누고? 어떻게 아는사이고?"
저마다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
솔찍히 사건은 사건이다..
키도 여자쪽이 훨씬 크고
아주 세련된 옷차림에 옅은 화장
그에반해.. 가뜩이나 외모도 안받혀주는데...설상가상으로 군바리..
모든 내무실 군바리들의 질투의 시선을받으며 나갔다..
"학교 후배란다.." 나보다 짬높은 병장이 이야기 한다.
즈그학교 후배라더라.. 씨파 나도 대학다니던가 해야지
저런 존만이 한테도 저런여자가 있네 우아 열받는다...
좀 조까튼 넘이였다 고참이지만.. 대학에 맺힌게 많은 넘이였다..
그날 밤... 새벽 근무를 마치고 들어왔다.. 길다란 방바닥에 침낭
하나씩 덮고 주루루 자고있는 풍경.. 항상 닭장을 연상시킨다. 지금 와 생각이지만.. 어떻게 그런데서
잠을 편히 잤는지... 풀리지 않는 신비다.
옷을 갈아입고 내자리에 가서 누웠다.. 항상 그랬지만 자리에 눕기만
누우면 바로바로 곯아 떨어지는 나였다.. 막 잘려고 하니깐 어디서 계속
부시럭 뿌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같은 병장이 잠좀 잘라는데 누가 이리도 태클을 건다냐..."
고개를 들어 보니 소리의 근원지는 이X영 상병 나부랭이 였다..
불침번 근무였던거 같은데 뭘 계속 종이에 썼다가 구기고 지랄이였다.
갑자기 낮에 면회온 생각도 들고해서 자리로 불렀다.. "헤이~컴온~!"
후임병 애인 이야기 듣는거 만큼 재미있는게 또 어디있으랴?
군대 갔다온 남자들은 좀 알지 시프다... 모르면 말고~
"야 오늘 뭐하고 놀았노? 잼있었나?"
아주 일반적인 질문을 했다.. 분명 일반적인 질문엔 일반적인 답변이 나오게 되게끔
군대란 사회에선 철저히 교육을 받는다.
근데 이누무 자식이 대답은 안하고 배시시 웃기만 한다.. 너무 황홀했단 소린가..?
"학교 후배라메??"
그래도 웃기만 한다.. (우훗... 미치지 않고서야.... 고참 말을 씹다니... 우훗)
"어쩌다 만났노?"
"그냥... 만났습니다."
"그냥 만났는데 저정도 아가씨면 좀 꾸미고 만나면 미스코리아 사귀겠네.. 쓰댕아~!!"
염장을 질럿다..으흑.-_-;
"김성해 병장님..."
뜬금없이 날 불렀다..
"담배한대 피실랍니까?"
"그라까?"
뭔가 할말이 있는 듯 했다.. 빤스랑 런닝 차림에 밖으로 나갔다.. 지금 기억엔 날씨가 좀 쌀쌀했지 시프다.
담배를 건네주는데 사제 담배였다.. 디스...으흑..
짜식 밖에 나갔다 오더만 담배도 사왔네.. 한대 입에물고
물어봤다. "뭐 할말있나?"
대뜸 말한다.."아까 그여자애 이쁘지 않습니까?"
"어 잘은 못봤는데 이쁜 것 같더라..."
"저랑 어울린다고 생각하십니까?"
(어허-_- 곤란한 질문을... 이자식 바람맞았나?)
"와 내가 안어울린다 그러면 헤어질끼가?"
솔찍히 저 졸라 못난거 인정합니다... 키도작고... 김병장님도
우리집 가난한거 아시지 말입니다.. 저희집 무지 가난합니다.."
예전에 PX에서 이야기 한적이 있다.. 자기집 진짜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정말 돈이라도 좀 많았으면 합니다.. 3천만원만 벌 수 없을까요?"
뜬금없이 돈타령에... 뭔가 이상했다..
"오늘 나가서 뭔일 있었나?"
"별일 없었습니다.. 잘 놀다 왔습니다.."
"근데 잘 놀다와서 와그라노?"
"김병장님 실은 그애... 춘천역에서 일합니다...."
"역무원이가..? "
"아니 춘천역 옆에 있잖습니까.. 그거..."
무슨 말인지 알 것만같다.. 춘천역 옆에.... 아주 길게 늘어선 홍등가. 밤만 되면 불야성을 이루는
원색의 거리..,,, 좀 놀랐다..
첨부터 이야기를 내게 해줬다..
이야기인 즉슨
이등병때 첫 휴가 나가서 동기들끼리 술먹다가 기차를 놓쳐서 엄한 마음에 들어갔다고 한다...
처음 여자경험을 해본다는 떨림에 방에서 벌벌 떨고 있는데.. 지금 만나고있는 그여자애가 들어왔다고 한다..
순식간이였단다.. 일이 끝난후 담배 한대물고 있으려니.. 여자애가 그러더랜다,.. 자기 오늘 몸이 피곤하니 자고 가라고.. 만약에 자고 안가면
자기는 밤새 계속 일해야한다고... 순진한 우리 이상병.. 그러겠다고 하고 동기들과 헤어졌단다...
밤새 이런 이야기 저런이야기 했댄다...
여자는 고향이 대구랜다.. 대구서 춘천까지 이리저리 팔려왔댄다,,
나이는 22살... (믿을 수 있을까?) 여자랑 처음 자봤냐고 물어보길래
처음 자봤다고 하니깐 막 웃더랜다.. 그리곤 잤다고 한다.. 팔베게 해주면서.. 여자가 손을 뻗어 자신의
가슴을 만지게 했댄다...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댄다... 눈물이 찔끔 났댄다..
그 후로 휴가나 외박 나갈때 항상 그집을, 그 여자를 찾았다고 한다.
일병 휴가때는 3일정도 머물렀다고 한다.. 그여자애가 다른 손님을 상대하고 있을땐 정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댄다.. 돈이 많았음 싶었댄다..
그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았다고 한다.. 14살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할머니랑 단둘이 살다가 몇살때인지 몰라도 가출을 했다고 한다.
생활 정보지 보고 우연히 찾아간 단란주점... 거기서 처음 남자에게 당했다고 한다. 처음이란 몸값으로 8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저런
씹탱이가.. 울고있었다.. 여린넘...솔찍히 할말이 없었다.. 내가 무슨말을 해줄 수가 있고 무슨 도움을 줄수있나.. 나역시 그냥 군바린데...
오늘 면회온 이유가 아마 서울쪽으로 옮길것 같아서 찾아 왔다고 한다.. 그동한 쌓인 빛이 3000만원 정도랜다. 골때린다. 정말.
앞으로 어쩔꺼냐고 그넘에게 물어봤다
"잘 모르겠습니다..."
맞는 말이다... 이건 누구라도 모를 일이다..
한마디 더 물어봤다..
"헤어질끼가?"
"힘들껍니다.."
정답이다 씨파...
"들어가자 춥다... 힘내라.. 서울로 가면 니 제대하고 자주 만날 수도 있겠네... 좋게 생각해라.."
"어차피 전 밖에 나가면 주위에 시선 염두해 둘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다 제각기 따로 사시고 저랑 같이사는 할머니도 많이 연로해서
신경쓸꺼 없습니다.. 솔찍히 저 돈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결혼하고 싶습니다."
결국은 눈에서 닭똥이 흘러내렸다... 짜식 여리긴..
담배를 한대 더태우고보니 시간이 1시간이나 지났다..안에 불침번이
나보다 고참이라 그냥 내무실로 들어갔다..
"비밀로 해주십시오.."
"어.. 그래."
담날 속모르는 다른 고참들은 그넘을 붙잡고 은근히 갈궜다..
친구 소개시켜 달라그러고 어떻게 만났냐 그러고 생긴건 볼품없는데
정력이 좋아서 그런걸꺼다 비아냥 거리기도 하고..
한 몇일간 일과가 끝나면 데리고 PX로 갔다. 그리고 기똥차게도 후임병 앞에서 재롱도 떨었다..
얼마뒤 편지가 왔댄다.. 서울이란다.. 여전히 똑같은 생활 한댄다. 그자식.. 그때도 찔끔 울었었다.
그리고 몇달 뒤 난 제대를 했다. 그눔아가 인제 병장을 갓 달았을 때다...
자기 제대하면 꼭 서울에 놀러오란다.. 조또 고참이 니얼굴 보러 서울까지 가까? 니가 부산 내려와.~!
라고 쏘아 부치곤 부대 정문을 나서서 기차를 타러 버스를 타고 춘천역으로 갔다..
한산한 역전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밤새 불야성을 이뤘음직한
그동네... 그냥 웃음이 나왔다..
작년 7월쯤인가 집으로 연락이 왔다. 제대 했단다.. 서울 한번 안오냐 그러길래 한번 가야지 했는데...
아직 만나냐 물어보니깐.. 그렇다고 한다. 지금 일하고 있는데 학교 그만둘려고 한단다.. 돈버는게 자기 체질에 맞댄다..
꼭 술한잔 대접하고 싶댄다.. 그 여자애한테 내이야기 했더만 꼭 만나보고 싶단다... 같이 술한잔 하잔다.. 그냥 한마디 했다
술 마실 돈도 아끼라. 캬캬
참 세상엔 이런저런 사랑이 많은 것 같다..
정말 정말 힘든 사랑을 하는 넘들도 있고..
너무나 쉬운 사랑을 하는 넘들도 있다.
어차피 중간이다.. 내가 어떤 식으로 사랑을 하던
나보다 더 힘든넘이 있기 마련이고 편한넘이 있기 마련이다
그냥 모두다 잘 되었음 한다..
특히 그넘... 꼭 잘되었음 한다.
지금은 연락을 안하고 있지만.. 언젠가 몇년 뒤..
그넘에게 "행님 우리 결혼합니다.~!! "라는 소릴 꼭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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