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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양갱의 추억
게시물ID : military_32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리
추천 : 26
조회수 : 299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7/29 12:44:32

군대에서 먹었던 것들이 사회에서 먹었을 때는 거의 그때 그 맛이 안나게 되는 음식들이 있다.

라면이나 냉동 등등인데..나에게도 그런 음식(?)이 하나 있는데..그것은 연양갱이다.


연양갱의 추억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이제 막 논산 전반기 훈련소를 마치고 81mm후반기 훈련소에 갔을 무렵이었다


전반기와는 다르게 후반기에는 p.x 이용할 수 있었는데..직접 가서 사는게 아니라 서류와 돈을 적어내면

사다주는 방식이었다(2주에 한번)


당시 나는 이것저것 과자와 음료수만을 선택했었고 다 먹어치워 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밤에 불침번을 서는데 다음 근무자가 나에게 (해) 연양갱을 먹으라고 줬다

나는 그때까지 연양갱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뭐지? 하고 한입 먹어봤는데 너무 맛이 있어 

남은 것을 한입에 다 넣어버렸다

많이 아쉬웠지만 훈련소에선 더 이상 연양갱을 먹을 수가 없었고 어느 덧 난 자대 배치를 받았다


자대에 가니 고참이 나에게 뭐 먹고 싶은 거 없냐며 p.x로 날 데려갔고 난 주저없이 연양갱을 골랐다

고참이 뭐 이딴 자식이 있나 하며 그거 말고 딴 것도 골라도 된다고 하였지만 나는 말없이 연양갱을 하나 더 골랐다


신병은 혼자 p.x를 다닐 수 없었기에 참고 참다가 어느날 조용히 혼자 p.x에 가서 연양갱 하나를 사서 먹었는데

재수없게도 고참에게 딱 걸렸다

고참은 나를 개갈구다가 내가 너무 불쌍해보였는지 연양갱을 두어개 사주었는데 

나중에 그 고참이 말하길


갈굴 때는 당장 죽을 것 같던 녀석이 연양갱 두어개 주니까 눈이 반짝 반짝 빛나서 너무 웃겼다고 얘기할 정도로

난 연양갱에 집착하고 있었다 

그 고참은 그 후로 가끔 나를 데리고 p.x에 데려가서 연양갱을 사주는 고마운 고참이 되었다


그렇게 자대배치를 받은 지 적당히 지나 신병 딱지를 떼었고

남들이 담배 하나 피면서 우울함을 달랠 때 나는 조용히 p.x로 가서 연양갱을 하나 사

나무 밑에서 연양갱을 쪽쪽 빨며 우울함을 달래며 이등병 생활을 해 나갔다

그리고 내 별명은 어느 덧 양갱이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연대 p.x에 (해) 연양갱이 다 떨어져 버렸다. 내가 다 먹어치워 버린 것이었다

다른 (크)연양갱을 먹어봤지만 그 맛이 전혀 아니었고 그렇다고 p.x병에게 (해) 연양갱을 들여와 달라고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난 대담한 이등병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의 우울함은 조금씩 깊어져 갔고 견딜 수 없던 나는 조용히 집에 전화해 (해)연양갱을 소포로 보내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황당해 하면서 정말 연양갱이 맞냐면서 여러번 질문을 되풀이 했고 난 절대 (해)연양갱이어야 한다고 몇번이나 강조를 했다


그리고 며칠이 흘러 부대에 소포가 도착했고 많은 고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포를 뜯었을 때 황금빛으로 빛나는

(해 연양갱은 속포장이 황금색이다) 연양갱이 가득 들어있었다

나는 뛸듯이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연양갱을 하나 뜯어 먹었고 고참들과 소대장은 별 희한한 놈 다 본다며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또 며칠이 흘러 100일 휴가를 갔다온 나는 물린건지 어찌 된건지 모르겠지만 연양갱이 그렇게 맛있어 지지 않았고

입에 대지 않게 되었으며 다시는 그때 그 시절 맛이 나지 않는다


여하튼 힘든 신병시절을 잠시 나마 달래준 연양갱에게 감사를 표한다(이제와서....)


쓰고 나니 쓸데 없이 길고 재미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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