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고, 나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2화에서
나왔던 제 소설의 일부분을 찾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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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이라는, 거대한 짐승의 해부도를 보자면 그는 항상 피부에 닿아오는 현실감에 몸서리쳤다.
건설현장에서 느껴지는 현실감과 조선소에서 느껴지는 현실감의 괴리는 그 어긋남이 미묘했지만,
우주로 향하는 궤도의 뒤틀림처럼 그 미묘함은 과격한 충격으로 항상 그에게 다가왔다.
그는 조선소를 군대처럼 생각했는데, 수용소같이 일정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모양새도 그 모양새대로 같지만,
단순한 크기만으로도 느껴지는 감정 때문이었다.
건설현장에서의 완성품을 수십 수백으로 모아 하나의 선박으로 조립하는 그 광경.
그 광경 속에서, 군대의 계급사회에서 느끼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탈피되어 거대한 사회라는 톱니바퀴 속에서 깨닫게 되는 스스로의 하찮음을,
단순히 크기만으로 느끼는 것이다.
배라는 거대한 짐승 속에서 그 혈관을 당기고 있는 자기 자신은
그 현실 속에서도 그 사고 속에서도 굉장히 하찮아 보였다.
항상 그런 현실감에 몸서리를 치고 나서야 그는 작업을 시작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