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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에 분대장 단 썰
게시물ID : military_32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뇌의흑점
추천 : 14
조회수 : 507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7/29 22:28:08


원래 눈팅만 하다가 다른 사람들 이야기 재미있게 읽고 내 이야기를 한 번 써볼까 함. 여친이 음슴으로 음슴체를 쓰겠음.


내가 속한 부대는 일반 대대 소속 중화기중대로 그 중에서도 내 소속은 직사화기 소대였음. 보통 소총중대가 3개의 소총소대와 1개의 포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화기중대는 3개의 81MM와 1개의 직사화기로 이루어짐. 그리고 직사화기는 90MM와 K-4로 나누어지는데 필자는 거지같은 90MM소속이었음.


좋은 건 90MM와 K-4는 생활관을 따로 썻기 때문에 직사화기 소대는 2개 분대가 한 생활관을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었음. 나는 개중에서도 풀린 군번이라 내가 분대장이 되는 계기가 되었던 10월 호국으로 치면 당시 내 계급은 일병 3호봉에 내 위치를 따지면 5/13이었음. 물론 이정도로는 아무리 봐도 분대장 될 군번은 아님. 지금 분대장 두 명을 빼더라도 내 위에는 두 명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분대장 한 명은 상병이었음. 그것도 물상병. 이제부터 내가 분대장이 되는 계기가 되었던 호국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음.


호국은 내가 군생활동안 뛴 훈련 중에서 제일 큰 훈련이었는데, 무려 17박 18일의 경기도 이천->충청도 충주->강원도 양주를 관통하는 대훈련이었음. 당시 내가 속했던 사단이 집적 참가한 것이 아닌, 이기자VS백마에서 백마 지원으로 따라간 것이었음. 그런데 이 큰 훈련도 실제 훈련기간은 일주일정도밖에 되지않았고 나머지 기간은 지형정찰 기간이었음. 지형정찰은 분대장 이상만이 갔기 때문에 사실 필자는 가지 않았어야 했지만 필자는 소대통신병이었던 관계로 같이 지형정찰을 다녔음. 이부분은 그리 중요한건 아니었고, 중요한 건, 지형정찰 후 남는 시간이었음.


산 속의 해는 빨리 지는터라, 일과는 다른 때보다 더욱 빨리 끝났고, 곧 우리는 심심함에 몸둘바를 몰랐음. 처음은 텐트별로 주르르 앉아서 번갈아가면서 훈민정음을 하다가 그것도 질려 무료함에 뒹굴고 있을 때, 필자의 똘끼가 빛을 발했음. 당시 나름 A급이었던 필자는 늘 수첩과 펜을 지참했는데, 그것을 이용해 화투패와 돈을 양산해 낸 것이었음. 이게 대박을 쳐서 우리는 미친듯이 섯다를 했고, 점점 판돈이 불어나 돈을 더 그리기 힘들었던 우리는 딱밤을 판돈으로 걸고 섯다를 했음. 당시 물일병이었던 내 2달 후임은 이 섯다 판에서 무려 1억 대가 넘는 빚을 지고 말았음. 여기까진 문제가 되지 않았음. 간부들에게 걸리지도 않았고, 맞은 당사자인 내 후임도 약간 기분 나빠했어도 별 문제 삼지 않았음.


그런데 이게 훈련에서 끝났어야 했는데, 간이 커진 우리는 휴가 중 선임이 사온 화투로 연등시간이나 정비시간에 화투를 치기 시작했음. 주 대상은 우리 생활관 전원(훈련이 끝나고 자대배치된 이등병 두 명을 제외한 / 같이 하자 그랬는데 거절함)과 다른 소대 병장들이었음. 그러던 중 결국 찾아올게 찾아오고 말았음. 도대체 누가 찌른건지 모르겠지만 이게 중대 간부 귀에 들어간거면 모르겠는데 대대장 설문조사에 올라간 것임. 우린 순간적으로 X됐음을 느꼈음.


이게 중대장 선이었으면 외박 짤리는 선에서 끝났을 수도 있었겠지만 대대장이 알아버린터라 거기서 끝나지 않았음. 우리는 작업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하고 일주일 동안 사건진술서만 썼음. 물론 우리는 최대한 인원을 줄이려고 선임들 주도하에 몇 몇만 했다고 진술했으나, 새로온 신병들이 전부 다 까발린거임. 딱밤내기까지. 2달 후임은 당장 중대장실로 끌려갔고, 처맞으면서까지 진술을 거부했으나 결국 신병들의 진술에 무릎을 꿇었음.


그렇게 당시 물병장 하나와 물상병 하나가 4박5일 영창을 끊고 타 중대로 전출갔고, 신병을 제외한 90MM인원은 전부 4박5일 휴가 짤림+1개월 진급누락을 처벌받았음. 두 명이 다른 중대로 가면서 내 위론 두 명의 선임만이 남았는데, 상병 2개월 선임은 작업병이라 제외되고, 물상병 선임과 내가 새로 분대장이 되었음. 동기도 있었지만 주특기 면에서는 내가 잘했기 때문에 분대장을 달게 됨. 그 때가 일병 5개월때였음. 그 뒤로 1년 간 분대장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그건 원한다면 따로 시간을 내서 써보기로 하겠음.


우리를 물먹인 두 신병은 둘 다 폐급이어서, 한 명은 비전캠프를 갔다가 90MM가 힘들다면서 K-4로 갔고, 다른 한 명은 첫 면회에서 탈영했다가 선임들한테 개갈굼 먹고서 힘들다고 소대이동함.


3줄 요약.


1. 훈련때 심심해서 화투를 만들어서 함.

2. 그게 계속 이어져서 중대에서도 2개월 가까이 화투침.

3. 걸려서 선임 영창가고 남은 내가 분대장 참.


81MM였으면 소대 간 이동해서 분대장을 안 달 수도 있었지만, 90MM특성 상 90MM를 아는 것은 90MM밖에 없었기 때문에 분대장을 빨리 달았음.


원한다면 이 중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썰을 풀겠음.


1. 첫 면회에서 탈영한 개념없는 신병(고의적은 아니었던 탈영)

2. 군 생활에서 제일 당황했던 훈련.

3. 유해발굴 동안 있었던 일.


나름 흥미진진한 군생활이었음. 21개월 동안 FEBA에서 총 13개의 훈련과 유해발굴을 경험했음. 원하는게 있으면 얼마든지 풀겠음.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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