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 잘 올라오는 글과 댓글 중에 크리스마스 때 솔로라고 걱정? 푸념? 하는 글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은 모두 교회나 성당 다니는 사람들인가요? 남자든 여자든, 때가 되면 이성을 찾는 거야 당연하고 자연스럽긴 한데.. 유독 크리스마스때 솔로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궁금합니다.
대체로 오유의 정서가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이고 또 비난도 많은 것 같던데.. 어째서 그 기독교의 기념일에는 솔로라고, 커플이 되지 못한다고 또 아우성일까요? 기독교를 믿는다면야 크리스마스가 특별히 의미가 있겠지만.. 믿지도 않으면서 크리스마스를, 특히 "솔로"라고 푸념할 이유는 대체 뭘까요?
거리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고 구원 받으세요"라고 하는 건 싫다면서.. 찻집이나 술집에서.. "기쁘다, 구주 오셨네..", "왕이 나셨도다..", "노엘, 노엘.." 이런 노래 들으면서 이성과 같이 있는 건 좋다는 뜻인가요? 믿고 싶지도 않고 그쪽 사람들 - 교회 다니는 사람들 - 도 싫지만, 그 음악을 - 그것도 캐롤송만! - 듣는 건 좋아한다? 그것도 이성과?
석가탄신일에 솔로라고 걱정하는 사람 있나요? 개천절에는? 어째서 크리스마스는 솔로로 있으면 슬프다고 할까요? 믿지도 않는 종교의 기념일이, (남의 생일이!) 대체 "커플"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연말연시라서? 그렇다면 12월 31일날 커플이 아닌 걸 문제삼아야지, 굳이 믿지도 않는 종교의 기념일이 무슨 상관일까요? 크리스마스는 이미 종교와 상관없이 일종의 문화가 되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렇게 비판하는 종교의 영업 - 그 종교의 장점 때문이든, 제국주의시대 식민지 개척의 첨병이라고 하든.. 어쨌든 일종의 영업이니까, 돈문제를 따지는 게 아님. 마케팅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임 - 에 넘어갔다는 뜻인가요? 그 종교는 비판하지만, 그 종교의 마케팅은 수용한다? 아니면 대체로 서양쪽이 기독교계라고 볼 수 있겠는데.. 그런 나라들에서 "메리 크리스마스~~" 하니까 우리도? 그것도 아니면 그냥 길에 커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언제 많지 않은 때가 있나요?) 그냥 부러워서.. 그 종교는 싫지만 그 종교의 기념일에 솔로로 있는 건 싫다?
전 종교가 없고, 우리나라 대형 교회들의 오버와 극성과 삽질과 망발에 대해서도 비난하는 편입니다. 또 어차피 믿지도 않으니 그 교리에 대해 꼬치꼬치 따지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의 분위기가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또 동시에 그 기념일에는 이성과 같이 있고 싶다니.. 뭔가 안맞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그럴까요?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왜 한편 그 기념일에는 사족을 못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