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도 더운 어느 여름날, 광고 대리점에 근무하는 K씨가 오사카의 센바(船場) 부근에 있는 이벤트 회사에 영업을 하러 갔다.
처음 가는 회사였기 때문에 전화로 미리 약속을 잡고 번지수, 빌딩 이름, 몇 호실인지를 확인하고 출발했다.
그 빌딩은 센바 근처의 골목길에 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상업용 빌딩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단을 올라가 그 회사가 있다는 3층에 들어섰다.
그러자 그곳에는 어두침침하고 이상하게 긴 복도가 이어져 있었다. 이렇게 긴 복도가 있을 만큼 큰 빌딩이었던가 하고 좀 묘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방 번호를 보면서 그 긴 복도를 걸어갔다.
가장 안쪽의 막다른 방 문이 전화로 들었던 번호였다. 그 문을 똑똑 두드리고 안에 들어갔다.
일 이야기를 한차례 마무리하고 돌아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거기서 겨우 3, 4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계단이 있었다.
K씨는 무심코 뒤로 돌아서 그 사무실 사람에게 "저기요, 여기 복도 되게 길지 않았어요?" 라고 물어봤다가 "예? 복도요? 무슨 복도 말씀이세요? " 라며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아닙니다. 착각했나봐요. " 라고 말하고 그대로 계단을 내려왔는데 계단은 처음에 그 계단을 올라갔을 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