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5일.
한 환자가 실려왔다. 겉보기에도 기초 생활조차 안되어 보이는 연령 40 가량의 남자.
급박하게 돌아가는 E.R...
곧, 상태가 심각하여 I.C,U(중환자실)로 옮기게 되었다.
실습 학생이던 난 처음 보는 낯선 풍경에 꽤나 놀라있었고
무엇보다, 수 많은 기계들과 전선들이 서로 엉켜 수혈팩을 두개씩이나 주렁주렁 달고는
생명이 위태로운 모습이 정말 처음이어서. (제가 있는 병원은 종합이라도 규모가 작았어요)
어지간히 굳어 있었던 것 같다.
어짜피 시간안에 바이탈(혈압,맥박,체온,호흡)측정을 해야하기에 병동을 도는데
이윽고 중환자실에서 발걸음이 뚝-
아까와는 달리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그 모습.
설마...설마. 떨리는 마음으로 가까이 가려 하는데
선생님께서 가만히 막으시며 고인의 사망을 알려주신다.
말 그대로 임종.
노숙자라는 여건 하에서 가족도, 부모도...친구도 없이
서둘러 경찰들이 달려와 시체 부검을 하고는
흰 천에 덮여 그 분은 실려나갔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동생 녀석이 벙쪄서 아무 말도 못하는 나를 붙잡고는
언니. 언니는 사람 죽는거 처음 보나?
......거의 처음 봐.
하이고 마. 지 아무것도 안하다가 불쌍하게 개 죽음이재 어쩌겠노.
그렇긴 하지만 죽음은 슬프잖아...난 무서워. 마음이 안 좋아.
하하하~ 됐다카이 누구나 죽는다 아이가
일하다 보면 계속 볼 거 아니겠노.
..........모르겠다 난 무섭다. 저 사람도 가족이 있진 않았을까?
자신의 삶은? .....저렇게 처량하게 죽어도 그게 아주 너무나 당연한거야?
함부로 말하기엔 좀 무겁다 감정이.
언니는 너무 심각해~ 잊어버리라.
어짜피 잊게 되겠지만, 기억엔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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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삶이나, 아픔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였습니다.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적어도 죽음 앞에 날 위해 눈물 흘릴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도록.
모두 오늘을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요.
행복한 하루들 되시길.
-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이젠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