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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손 2
게시물ID : panic_32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밍
추천 : 5
조회수 : 1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8/12/10 13:37:06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괴담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하얀 손 2

하얀 손을 본 E군 일행이 대학교 학생식당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소리를 들은 낯선 여학생 한 명이 파랗게 질려서
"역시 거기는 그런 게 나오네요……." 라며 말을 걸어왔다.

"저희도 거기서 그걸 봤어요. "
그 여학생은 자신의 체험담을 E군과 친구들에게 털어놓았다.

일주일쯤 된 일이다.
친구 중 한 명이 새로 산 바이크의 시승식을 하기로 해서
그녀를 포함한 친구들 몇 명이 그 친구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게 되었다.

심야에 바로 그 조릿대 숲이 있는 자갈길에 접어들었는데,
새 오토바이를 탄 친구는 한참 앞에서 달리다가 중간에 속도가 떨어져서
그녀를 비롯한 친구들이 탄 차가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야, 뭐하냐? 빨리 안 갈래!?" 라고 친구들이 불렀다.
오토바이를 탄 친구는 부아아앙 하는 굉음을 내고 있었지만
금세 속도가 떨어졌다.

"왜 그래? 고장났어? "
그녀도 말을 걸었지만, 친구의 오토바이는 아예 속도가 안 나오게 되었다.
"너무 느리면 우리 먼저 간다. "
"기다려! "

차에 탄 친구들이 먼저 간다는 말에
오토바이를 탄 친구는 필사적으로 속도를 올리려 했다.
부우우우웅 하는 소리는 들렸다.
그러나 여전히 속도는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 친구를 앞질러 가려고
그녀와 친구들이 탄 차가 오토바이 옆으로 나섰을 때였다.

그들은 보고야 말았다.
오토바이 뒷부분을 꽉 붙잡은
팔꿈치까지만 있는 새하얀 두 손을.

방금 전까지 그런 건 없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암흑 속에 떠 있는 게 보인다.

처음에 그녀는 저게 장식품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인간의 손이라고 하기에는 기분나쁠 정도로 하얗기 때문이었다.
팔꿈치부터 손끝까지는 있었지만
그 외에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 녹아든 것처럼 존재하지 않았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오토바이를 탄 친구가
엔진음을 울리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면
그 흰 손의 근육에 힘이 꾸욱 들어갔다.
그러면 그 손의 힘 때문에 오토바이의 속도가 떨어졌다.

그렇다.
그 하얀 손은 오토바이를 뒤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었다.

"악―!! "
그걸 보고, 차 안에는 대소동이 일어났다!
오토바이를 탄 친구에게도 비명소리가 들렸는지
그 친구도 뒤를 돌아봤다.

"아악! 손―!!! "
오토바이를 탄 친구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는 필사적으로 속도를 올리려 했지만 전혀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으악, 으악, 으악! "
그 친구의 비명소리가 암흑 속에 울려퍼졌지만
차 안에서도 절규로 차가 터져나갈 것 같았다.

"먼저 간다! "
차를 운전하던 친구가 그 말만 남기고
오토바이에 탄 친구를 내버려둔 채 속도를 올렸다.
그 때, 그녀는 몸이 움츠러들어서
더 이상 그 손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으악! 으악! 으아―!!! "
오토바이를 탄 친구의 절규는 점점 멀어졌고
그 친구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출발하기 전에 약속장소로 정했던 아파트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친구를 기다렸지만 1시간이 지나도 올 것 같지가 않았다.
친구들은 어떡해, 어떡해 하며 의논을 했지만
이미 다리가 떨려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던 것이다.

"제발 믿어주세요. 진짜예요." 라고 그 상황을 설명했지만
당연히 경찰은 믿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그 친구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순찰차를 타고 경찰관과 함께 현장으로 갔는데,
현장에 도착해 보니 역시나 그 친구가 있었다.

어둠 속, 그 조릿대 숲속에서
오토바이를 옆으로 넘어뜨려 놓고 오토바이 연료 탱크 위에 앉아서
그 친구는 웃고 있었다.
어깨를 휙휙 돌리면서 히죽히죽.

"그래서 그 뒤로 친구분은 어떻게 됐어요?"
E군이 물었지만 그 여학생은 입을 다물고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괴담 신미미부쿠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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