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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의 조크
게시물ID : readers_324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1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10/22 0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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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
인간으로 태어나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살피니
어쩔 땐 마음이 뭉클했으나 둘러보면 또 신물이 났다
좋다가 팍 우울하게 담글질 당하도록 설계된 영혼은 천사와 악마가 지분 다툼 중이다
선과 악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적는다

2.
양심적이고 가급적 적법하며 물리적으로 작은 친절, 선행은 그 어디에서나 이뤄진다
부도덕하고 남의 위안 안중 없고 물리적으로 끔찍한 악행은 그 어디에서나 적발된다
예컨대, 격려해주고 봉사를 베풀고
결과가 존재의 활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선행이면
모든 것의 질량을 있게 한 힉스 메커니즘도 선함인가?
예컨대, 괴롭히고 살생을 저지르고
결과가 삶을 못살게 구는 것이 악행이면
모든 것의 종말을 기약하는 엔트로피는 악함인가?
선과 악은 도덕률 기준에서 나뉘어 부른 것일 뿐, 우주적 성질은 없다
인간은 소위 의지라는 정신 작용이 가담해 물리력을 행사할 때
외형상 이타적이면 대체로 선행이라 하고 이기적이면 대체로 악행이라 하는데
이타적으로 한 행동이 교묘하게 혹은 의도치 않게 악행에 버금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그런 사례에 대해 경각심 가지면서 논리를 발전시켜온 게 선과 악이란 정의다
다만, 선과 악 같은 철학적인 개념은 실리주의 현실로 반영되면 괴리가 커지기 마련이라
더 큰 선이란 명목하에 악이 용병이 되기도 하고
더 큰 잇속이란 명목하에 선이 간첩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학살을 저질러도 더 나은 질서를 위한 일이었다고 합리화할 수 있는 거다
자기들만이 자기들의 천적인 걸 아는 생태계 교란종이
자멸을 자정하면서 행성의 완전한 장악을 자조하기 위해 만든 그야말로 걸작의 조크다

3.
옳다고 꼭 옳은 것이 아니고 그르다고 꼭 그른 게 아니다
이토록 기가 차게 웃긴 말이 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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