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형과 게임과 나
게시물ID : gametalk_325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시만든ID
추천 : 5
조회수 : 33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0/17 18:48:01
우리 형은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녔다.
그 때 종종 이해가 되지 않았던 모습이,

새벽 다섯시까지 공부를 하고,
롤을 삼십분하고,
두 시간 딱 자고 학교가는게,
정말 이해가 안됐다.

차라리 두시간 30분을 자지...

--
두살 터울 남자만 둘 있는 집에서,
게임이 공통된 취미가 된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닌텐도 때는,
난 항상 루이지를 했다.

항상 두 번째로 게임을 했다.

가장 열 받는 상황은 형이 먼저 게임을 하고,
재미 없다고 다른 게임으로 바꾸는 것이다.

난 하지도 못했는데.
--
모뎀 시대에 형의 컴퓨터 독점은 더욱 심해졌다.
정도가 지나치다고 느끼면 수화기를 들어 연결을 끊어버렸다.

각자의 컴퓨터가 생긴 이후로 우리의 게임 취향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형은 하늘에서 삼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는 시뮬레이션을 좋아했고,
나는 일인칭게임을 좋아했다.



형은 극단적으로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을 공략과 세이브 신공으로 깨는 걸 좋아했고,
난 쉬운 난이도를 빠르게 돌파하는 걸 좋아했다.

==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우린 게임을 좋아한다.
종종 스팀 세일이라도 하면 서로에게 톡을 하곤 한다.

==

지금 내 모습은 형이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닐때랑 똑같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새벽까지 공부를 하고, 게임을 한다.
롤이 오버워치로 바뀌었을 뿐이다.

=
어릴 때 어른들은 게임을 하면 인생이 망할 거라고 얘기했는데,
막상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형은 의사를 하고 있고,
나도 나름 괜찮은 곳에서 여전히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걸 생각하면, 게임만큼 빠르고 간편하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수단이 있을까 싶다.
돈도 조금 들고.

==


우리가 각자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어릴땐 어른이 되면 게임을 안하게 될 줄 알았다.

결국 게임은 계속 되었고, 아마 결혼 후에도 계속 될 것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