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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3251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커플
추천 : 13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8/12/30 10:53:28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생각이 납니다.
저는 남학생이고, 남자 짝꿍과 같이 앉아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앞에는 긴머리의 여학생이, 제 짝꿍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 짝꿍이 자꾸 지우개가루(지우개.. 아시죠? ㅎ)를 자꾸 던지더군요.
여학생 머리에 붙은 지우개가루를 저는 계속 떼주고 있는데,
갑자기 여학생이 책상에 엎드려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자 담임(여)이 갑자기 화를 내며 뛰어와서는
제 머리채를 잡아 끌고 교단으로 나가더군요.
"너 때문에 얘가 학교를 다니기 싫다고 한다. 얘가 전학가면
네가 책임 질거냐. 너는 뭔데 자꾸 얘를 괴롭히냐."
..저는 매번 여학생을 괴롭히는 짝꿍을 말리기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이 여학생 머리에 가 있을 때 본 것 같더라고요.
아니라고, 제가 그런게 아니라고 했었는데
그 날 교단에서 담임은 손찌검을 해가며 저를 쓰러뜨리고
쓰러진 저를 발로 밟아가며 30분이 넘게 때렸습니다.
제 말은 듣지도 않더군요.
그렇게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계속 맞고는 종일 양호실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리고 양호실에서 일어났을 때는 해가 지던 저녁이었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맞아본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저녁이 되고, 집에 걸어갈 수가 없어 학교 나무에 기대 앉아있는데,
다른 친구를 데리러 온 친구 부모님 덕에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가서는 끙끙 앓기만 하니까 부모님께서 이리 저리 살피다 제 몸을 보셨고,
얼굴만 빼고는 온 몸에 빼곡이 피멍이 든 저를 보고는 어머니께선 울면서 약을 사다 발라주시고,
아버지께서는 누가 그랬냐며 물으시고는, 바로 방문을 박차고 나가셨습니다.
...제 짝꿍, 알고보니 아버지가 지역 조폭으로 유명한 사람이었고,
선생님들 회식도 그 아저씨네서 운영하는 단란주점에서 자주 했답니다.
종종 짝꿍이 주던 편지봉투엔 편지가 안 들어있었다는 걸 안건
그보다 훨씬 뒤의 일입니다.
...그 아저씨는 저희 아버지 후배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아저씨네 단란주점과 교장실을 다녀오시고,
상황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여학생은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갔고
짝꿍네 아저씨는 저를 찾아와 제게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날도, 그 다음날도 담임은 학교를 멀쩡히 다니고,
제 동생과 제 사촌동생도 그 사람한테 배웠습니다.
학생들을 때리는 일은 없어졌다고 하는데, 종종 욕은 한다고 들었고요.
...그런 선생이라면 꼴도 보기 싫어서,
저는 지금 사범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꼭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고,
그 날 때문이 아니더라도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촌지라는 말이 사라진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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