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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게시물ID : humorbest_325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옥춘풍
추천 : 25/4
조회수 : 17816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1/19 12:47: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1/18 19:21:03
전라도 사람들은 이 글귀를 잘 알 것입니다

광주공항에도 전라도 땅끝 해남에도 이 글귀가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남 도청을 방문했을 때, 방명록에 ‘무호남(無湖南) 무국가(無國家)’라는 말을 적었답니다.
그는 방명록을 다시 가져오라고 한 뒤 ‘이 충무공 왈(曰)’이란 말을 추가했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라도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일까,
그 문장은 곧 전라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락 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 글귀는 성웅 이순신 장군의 문집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에 나오는 대목이라고 합니다.
거기서 이순신 장군이 보낸 편지에 그리 적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전라도 사람들이나 김대중이 아는 뜻인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는 이 글귀의 참 뜻이 아닙니다
해당하는 내용의 전체 원문은 이렇습니다. 그 앞에는 임금의 은혜에 관한 내용이 나오기에 생략했습니다.

竊想湖南國家之保障 若無湖南是無國家
是以昨日進陣于閑山島以爲遮海路之計

...혼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호남은 나라의 울타리이므로 만약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是以) 어제 한산도에 진을 옮겨서 치고 이로써 바닷길(海路)을 차단할(遮) 계획을 세웠습니다....

시이(是以)라는 연결사가 붙는 문장의 해석상 이순신은 호남마저 잃으면
국가를 지키지 못할 것이란 판단을 했으며 "그래서" 호남을 지키기 위해 한산도로
진을 옮겨 가서 바다를 차단할 생각을 했다고 보는 것이 분명히 옳습니다.

당시 정황은 왜군이 한성을 점령하고 왕은 의주로 피난을 간 상태였기에
호남이 곧 남아있는 국토의 전부였던 상황입니다.



김 전 대통령이 일부러 이 글귀를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했다고는 믿고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문이라는 것이 시제가 없어 글 전체를 보고 해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글귀만을 쏙 뽑아내어 사용하면서 "충무공이 말씀하셨다" 고 하는 것은 부주의한 일이었습니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전라도 방어를 잘 해야 한다는 말이 졸지에 전라도 덕분에 국가를 지켰다는 말로 어이 없이 둔갑한 것입니다.
선열의 말씀을 인용할 때는 사실관계와 본의를 살펴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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