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고요.
얼마 전 베오베 글 중에 진중권 vs 이문열 글 중에
댓글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대해서 말씀들 하셔서
제가 알고 있는만큼이나마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ㅎㅎ
잘난척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죄송 ㅠㅠ
그 소설을 얼핏 보면 겉으로는 엄석대라는 독재자를 비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요.
사실은 그 소설은 기회주의적인 대중, 혹은 민중들을 비판하는 겁니다.
우매하고 기회주의적인 민중들의 속성.
즉, 한병태가 서울에서 전학을 와서 엄석대에게 저항할 때
도리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한병태를 조지잖아요?
한병태도 처음엔 저항하지만 결국은 현실을 깨닫고 순응해 나가고
엄석대의 2인자가 되고 말구요.
그러더니 새로운 권력자인 새 담임선생님이 등장하자 그제서야 엄석대를 비난하고요.
결국 이문열은 대중들, 시민들의 저항의식이나 의식수준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엄석대를 쫓아낸 것이 아니라,
결국은 또 다른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 새 담임의 등장 때문에 바뀐 것이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문열 씨가 민주항쟁을 비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