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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주
게시물ID : readers_32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육체없는사람
추천 : 2
조회수 : 33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11/03 01: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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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빈 병이 방방에 나뒹군다

물로 된 불을 벌주로 삼켜야 고해하는 후회가 진동한다

불의 혀가 핥는 것만 같이 눈두덩 뜨거워

술이 그렇게 뺨을 태워 흐르네


녹내를 내쉬는 듯한 숨도

대패가 왕복하는 듯한 갈증도

거미줄처럼 균열 난 두개골도

끓어 너무 끓어 넘치지만

오장육부가 지옥 꼴로 망가지는 게,

후회 만큼은 진통할 꾀다


누구도 유죄라 해주지 않아

알아서 벌 내려야 하는

후회가 있어


사는 게 죽어도 상관없지만

편히 죽는 건 상관없지 않은

후회가 있어


갈비뼈 밑까지 부푼 지방간은

소원대로 사형死刑을 임신한 거처럼 만져져


빈 병마다 내가 있어

제각기 뒹구는 나들 눈 마주쳐 증오해


스스로 아파보는 지옥에서

자신과 끝없는 헐뜯기를 해


한 놈을 죽이면 다른 한 놈이 날 죽이고

다시 난 죽인 놈을 죽이고 나는 또 죽고 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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