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난히 공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이 나도 불로소득을 노리지말고, 열심히 살아야하는 운명인 것이다. 20살때였나 재수학원생 시절이었는데, 그날도 힘들게 공부하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이었다. 당시에는 땅만보고 걷던터라 멀리 땅에 떨어져있던 지갑을 금방 발견할 수 있었는데, 지갑과 나의 거리는 약 20미터정도. 난 그 20미터를 걸으며 무수한 생각에 잠겼다. 저 지갑을 내가 주워야할 것인가 말것인가 언뜻보기에도 지갑은 내 가스..ㅁ..밑에 배 만큼이나 빵빵했다. 쿵덕쿵닥콩닥컹댝캉둑쿵덕덕덕덕거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지갑을 향해 걸어갔다. 3미터전 2미터전 1미터전 미치겠네 하지만 난 그 지갑을 그냥 지나쳐서 유유히 집으로 향해걸어갔다. 이유인 즉, 지갑을 주워 돈을 내가 가지려는 순간 여기저기 숨어있던 카메라들이 튀어나와서 몰래카메라라고 외치며 지갑을 도로 가져갈것만 같았다. 그리고 며칠후, 퍼니비디오 영상이나 뉴스영상에 양심없고 가슴도없는 여자재수생, 노력없이 공돈을 갈취하려들다라고 손가락질 받을것같았기때문이다. 집에와서 이런얘길 엄마한테했더니 엄마는 티벳여우같은 표정으로 날 한참쳐다보시더니 그냥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몇년 후, 친구와 길을 걷던 중 로또 1등명소를 지나갈때였다. 친구는 잠깐만 기다리라고하더니 로또 두장을 사서 내게 내밀며 둘 중 한장을 골라서 가지라고했다. 난 고민하다가 왼쪽 종이를 집었는데, 아무래도 오른쪽종이인것 같아서 오른쪽꺼를 갖겠다고골랐다. 그런데 며칠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6만 몇천원이 당첨이 됐다는것이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꺼도 맞춰봤는데!! 이럴수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5등짜리가 당첨이 된것이다!!!!! 비록 6만원짜리 행운은 놓쳤지만 오천원짜리가 된것만해도 너무기뻐서 다음날 바꾸러가야지하고 주머니에 넣어뒀는데 그 다음날 나가다가 주머니를 뒤적이다 어디다 흘렸는지 그 종이마저 잃어버림. 그 이후 나는 대학교를 휴학하고, 회사다니면서 회사끝난후, 호프집에서 서빙을하고, 주말에는 주말알바하고 평소때 틈틈이 재택근무도 하며 돈을 모았지만 망할 등록금으로 다 날려버리고 지금은 다시 제자리걸음이지만 열심히 돈모아서 지붕네개달린 집 사는게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