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봐도 그거지 않나 싶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애정 과다.
(....)
아, 뭐 크게 거장한 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커서, 이 캐릭터에 대해 자신이 쏟는 애정과 열정을 남들도 알아봐줬으면 싶은 거에요.
....다만 이게 주역에 한정된 게 아니라 조역, 혹은 엑스트라같이 자잘한 애들 모두에게 반영이 되었을 때 벌어지는 문제죠.
캐릭터가 있다면 활동 범주가 있습니다. 그 세계 안에 숨쉬는 캐릭터인 만큼 각자 움직이는 노선이 있고 범위가 있죠.
작품은 그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세계에서 일정 부분, 주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영역에 스포트롸이트를 똭! 하고 비춰주는 거란 말이죠.
가끔 변두리로 그 라이트를 돌리면서 '한편 저기는...'같은 식을 이어주는 건, 우리가 볼 수 있는 화면은 빛 비춰주는 영역에 한정되니까요.
헌데 많은 캐릭터, 이야기의 중심 역할이 아닌 보조적 역할에 그친 애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빛 보기가 힘듭니다.
어쩔 수 없죠. 비춰주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고 이야기의 중심은 주인공이니까요. 제한적인 상황에서 몇 번 비추는 거 외엔 땡입니다.
그럼 주역은 아니지만 작가가 사랑하고 이대로 외면받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간단합니다. 조명을 노출시키는 시간을 길----게 만들면 되죠(....)
스토리의 흐름 상 잠깐 비춘다구요? 그럼 뭐 어때요 노출을 길------게 만들고 시간흐름을 좀 늦추면 장땡인거죠.
이렇게 하면 애정을 담은 캐릭터 그 모두에게 조명이 제공될 발판이 마련됩니다. 뭐 배분문제가 남았지만, 그거야 작가 마음이구요.
흐름이 느려지거나 꾾기는 것, 그것도 딱히 필요한 것 같지 않은데 길어진다면 이쪽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도 넘쳐나서 차마 이들을 단역으로 쓰고 버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거죠.
다만 이야기를 이끌고 싶다면 이런 애정은 잠시 접어야겠죠.
등장인물이 많아질수록 조명은 부족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이야기의 핵이 아니라면 버려야 속도가 나니까요.
버릴수 없다면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감금된 꼴이 됩니다. 전부 한마디씩만 말을 해도 시간이 몇 분씩 지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