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이었습니다. 아빠가 집에 들어오셨는데, 온몸이 피투성이셨어요 정확히 말하면 머리에서 흘린 피가 옷을 전부 적셨다고 표현해야겠네요 저희 아버지는 용역회사를 통해 서울 문일고등학교에 작년초쯤 청소일로 취업하셨습니다. 환갑이 넘으셨는데 자식들한테 부담주기 싫다며 일을 나가신거지요... 처음에 취업조건에 식사제공, 주5일근무, 오전 9시부터 4시까지 근무조건이라 밤새며 경비서는 자리보다 몸이 조금 편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 하에 취업을 하셨습니다. 딱히 있을곳도 없이 계속 청소를 하다가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셨는데 (그것도 선생님들 앞에 더러운옷 입고 나타나지 말라며 점심시간도 11시였던가 그랬어요) 이번에는 더러운거 청소하는 사람이 선생님들보다 먼저 밥먹으면 안된다며 학교에서 밥을 못 드시고 집에 와서 혼자 차려드시고 다시 학교로 가십니다. 선생님들보다 일찍 출근해야하니 8시반까지 출근해라.. 격주로 토요일은 나와야 한다.. 등등 처음과는 많이 다른 조건으로 일을 시작하셨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어느날, 아버지가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아니 무슨 고등학교 청소를 하다가 이렇게 피를 흘린건지 가족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유인즉, 서무실 실장이라는 사람이 문일고등학교 재단 이사장에게 잘 보이고 싶었는지 이사장 소유의 군포시 산에 데려가 나무를 자르게 시켰다는군요.. 그런데 자르던 나무가 튀어올라 아버지의 이마가 10cm도 넘게 찢어졌습니다.. 조금만 더 밑으로 내려와 튀었다면 두 눈을 실명할수도 있었다더군요.. 피가 엄청 흘러 옷이 만신창이가 다 되었었습니다.. 일이 있은후 한달정도 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래도 많이 가라앉은편일때죠.. 학교측에선 일단 아빠돈으로 치료를 하라고 했습니다. 돈은 나중에 주겠다면서... 나무가 박힌건지 어쩐건지 매일같이 이마가 부어오르고, 학교에서 지정해준 군포시 개인병원에선 매일 괜찮다는 말만하고 찢어진 흉터가 워낙커서 밖에 나가기도 꺼려하셨습니다. 집에서 먼 병원으로 다니느라 교통비도 굉장히 많이 들어갔지요.. 빠른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그돈 한푼도 못받았습니다. 제가 너무 화가나서 다른 대학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수술하기전엔 절대 안없어질 큰 흉터라서 6개월후에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고 학교측에선 처음엔 40만원으로 치료비 합의를 보자고 아버지를 설득하셨습니다. 그돈으론 턱도 없죠.. 혹시 몰라 MRI도 찍어봐야 하고 CT며 이것저것 검사해야하는데 치료비 명목의 돈을 받아버리면 이걸로 어영부영 끝내려고 할것 같아 일단은 치료비를 받지 않고 수술해주겠다는 각서를 써달라고 부탁했어요. 이사장 체면에 그런걸 못쓰겠다나요... 아니면 전해들은 얘기이니 실장이라는 사람이 존경하는 이사장님께 말씀도 못드린건지도 모르지요. 그 와중에 실장이 이사람 저사람에게 아버지를 확 짤라버린다는둥의 소문이 들렸구요. 이것저것을 떠나 학교측에선 수술을 해주겠다는 말뿐, 치료비조차 한푼 주지를 않는군요... 치료비 청구한지도 꽤 되었는데, 한푼도 안나오는걸 보니 수술은 해줄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너무나 추웠던 겨울, 학교의 소일담당하는 사람들 모두 일주일씩 휴가를 받아 집에서 편히 쉬는데 아버지만 학교에 나오라고 해 일을 시켰더군요...미웠나봅니다... 지난번 교육청 홈페이지에 한번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했는데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산재처리도 안된다네요..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 들어오신 환갑넘으신 아빠를 보는 자식들의 심정이며 이마에 깊은 상처를 볼 때마다 상처받는 가족의 심정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 나무도막이 조금만 밑으로 튀었다면 두 눈을 실명할수도 있었다는데 학교일도 아닌, 개인 이사장소유의 산에서 일을 하다 이마가 저렇게 찢겨나간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할까요? 학교에선 저렇게 부당한 차별을 하며 그들이 생각하는 돈 몇푼으로 아버지를 가지고 노는 기분이들어 참지못하고 네이트판을 찾았습니다... 저희가 원하는건, 이제 6개월이 지났으니 수술을 해줬으면 하는것과 지금까지 치료하느라 썼던 돈을 돌려받는것 뿐입니다. 정신적인 치료비, 이런거 바라지도 않습니다. 진심이 담긴 사과 따위는 포기한지 오래되는군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사장과 실장이라는 높은 직책의 사람들이 진심이 담긴 사과는 커녕, 당연히 해야할 도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글을 얼마나 많은분들이 읽으실줄 모르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진과 함께 올려봅니다.. 이일이 아무렇지 않게 묻히더라도, 세상밖에 알려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루종일 별 댓글없이 제 글이 묻혔으면 앞으로 어찌해야 하나 떨리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켰습니다. 눈물이 막 나고 세상에서 가장 힘센 보호막을 가진것처럼 든든합니다.. 여러분이 써주신 댓글, 정말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하나하나 다 읽으면서 용기내고있어요 오늘 저녁에는 아버지도 들어와서 같이 보셨구요...너무 감사해 하십니다.. 응원과 서명 정말 너무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감사합니다. 한분한분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용기를 주신 정말로 많은분들께 중간중간 상황도 알려드리고 꼭 잘 해결하여 좋은글 다시 올리도록 할게요 정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 원본
http://pann.nate.com/talk/310470703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html?id=102831 : 중복일지도 모르지만 읽다가 너무 화가나 많이들 보셨으면 하는맘에 퍼 나릅니다...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