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교도소에서 글 쓰고 있다…8월 중순쯤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07년 대선 직전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제 소유주'라고 주장했던 김경준(46·수감중)씨가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지인을 통해 BBK 관련 의혹을 정리해 폭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한 지인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경준씨가 BBK와 관련해 여러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8월 중순쯤 발표하려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준씨가 교도소에서 글을 쓰고 있다"면서 "형식은 책이 될지, 재심자료 형태가 될지, 언론에 알리는 식이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과 동업을 하면서 겪은 일과 BBK 관련 각종 의혹 위주로 글을 정리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999년 투자자문회사인 BBK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이 대통령과 동업해 인터넷 증권사 LKe뱅크를 설립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김씨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았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LKe 뱅크의 부회장을 맡았다.
2001년 BBK의 투자자문업 등록이 취소되자 이 대통령은 LKe 뱅크 대표를 사임했으나, 김씨는 2007년 대선 직전 주가조작에 동원돼 투자자에게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친 BBK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BBK는 김씨의 개인회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씨는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돼 현재 충남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김씨는 'BBK 가짜편지'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미국에 머물던 김씨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귀국하자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여권이 김씨를 기획입국시켰다고 주장하며 미국 구치소 수감동료인 신경화씨가 김씨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증거로 공개했다.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 공개한 편지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고, '큰집'이란 참여정부의 청와대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돼 기획입국설이 불거졌다.
지난해 신경화씨의 동생인 신명씨가 자신이 편지의 실제 작성자라고 고백하고 홍 전 대표에게 편지 입수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검찰이 'BBK 가짜편지' 사건 수사에 나섰다.
수사결과 편지는 신명씨가 형의 이름으로 작성한 것으로 양승덕 경희대 서울캠퍼스 생활관 행정부처장과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 은진수 전 감사위원을 거쳐 홍 전 대표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