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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자랑해도 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시물ID : humorbest_3261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zzzΩ
추천 : 221
조회수 : 8359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1/23 00:54:16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1/23 00:37:25


편안하게 음슴체로 쓰겠음.. 죄송함슴...


할머니 이야기좀 하겠음.


할머니는 85살임 


아버지를 막둥이로 낳으셔서 나이가 좀 많으심


근무지가 할머니네집 바로 옆으로 우연치않게 되서, 2년동안 할머니네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음

지금 벌써 6개월이 지나갔음.

할머니가 나를 너무 이뻐해 주셔서 자랑하려고 여기 들렀음ㅋㅋㅋㅋㅋㅋ



1. 아침을 꼭 챙겨주심

솔직히 나이가 많긴 많으신데 정정하셔서 집안일, 텃밭가꾸기 정도는 혼자 하심ㅋㅋ

그래서 괜히 일 만들까봐 아침에 몰래 일어나서 두유 하나 먹고 출근하는데

할머니 그걸 눈치채셨는지 눈뜨기 전에 타이밍 맞춰서 국까지 뎁혀 놓으심 ㅠㅠㅠ

아니라고 됐다고 하는데도 매일매일 차려놓으시고

정말 배아파서 못먹는 날에는 한시간마다 한번씩 전화하셔서 

'뭣좀 사먹었냐?' 라고 하심


2. 내가 추운 꼴을 못봄


저녁에 퇴근하고 할머니 말동무 해드리면서 9시까지 같이 티비봄

솔직히 나야 컴퓨터하면 편하긴 편하고 드라마는 안보는 편인데

할머니 심심해하실까봐 9시까지 같이 티비 봐드림.

보통 코스가 

sbs 드라마 -> 몽땅내사랑 -> 웃어라 동해야 임.

할머니는 방석깔고 앉아있고 나는 이불덮고 누워서 여자주인공 욕하면서 테레비 보는데

이불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져 있으면 굳이 일어나셔서 미이라 처럼 꽁꽁 싸매주심..ㅋㅋㅋ

발가락 한개만 나와도 일어나셔서 또 세팅해주심..

괜찮다고 하는데도 강제로 해주심...ㅠㅠ

그래서 아예 이불을 안덮거나 덮으려면 확실히 덮어야됨.. 답답해 죽겠음 ㅠㅠㅠㅠㅠㅠㅠ



3. 먹을걸 숨겨놓으심(?)


입이 심심할때가 가끔 있어서

간식거리를 사다놓음 (맥주 마른안주 과자 등등)

보통 그냥 거실 티비밑에 놓고 까먹음..

근데 어느날 간식거리가 안보여서 할머니한테 물어봤더니

'너 출근하고 증손자들이 자꾸 과자를 먹어서 너 먹을꺼 없을까봐 내가 숨겨놨다'

하며 자랑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주일에 한번씩 증손자들이 놀러옴)



4. 나를 식신(?)으로 생각함.

원래 밥 먹을때도 하도 많이줘서 남길 판인데

할머니 눈치보여서 일단 꾸역꾸역 먹긴 먹음..

근데 밥먹고 두시간 있다가

'만두먹을텨?'

이러길래 그냥 2~3개 정도는 먹을 수 있을것 같아서

'조금만 주세요'

라고 함..

한 30개 쪄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불러서 못먹겠다고 하니깐

뒤돌아서면 배고플때인데 배부른게 어딨냐며 이거 다먹으라고 재촉하심 ㅠㅠㅠㅠㅠㅠㅠ

담부터 머 먹겠다는 말 함부로 못함...

귤먹고 싶다라고 그냥 무의식적으로 흘리면

다음날에 귤 한박스 사다놓으심....

밥을 조금이라도 남기는날엔 꼭 삼겹살을 갖다 놓으심..

그래서 입맛에 안맞고 좀 밥맛이 없어도 할머니가 정해놓은 밥은 꼭 먹어야됨 (국그릇으로 한가득)

그래도 요즘 할머니의 사랑을 느껴보는것 같아서 행복함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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