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만두를 얻어먹었던 녀석은 점점 나를 피하지 않았다.
전에는 가까이 가지 않아도 몸만 흠칫 해도 얼른 도망갔었는데
내 앞에서 먹이를 먹진 않지만 적어도 던져주는것을 피하지는 않게 되었다.
결국 나는 녀석이 훨씬 좋아할 만한 참치를 사서 반먹고 반을 주었다.
만두를 처음 줬을때 시큰둥한 반응과 달리 이번 참치는 격렬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내 앞에서 먹지는 않았다. 아직도 맘이 안열린 걸까.
결국 내가 방문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슬금슬금 다가와서 맛을 보기 시작했다.
고양이에 대한 상식은 많았기 때문에 참치를 다 먹이고 나서 물도 따라 주었다.
(길고양이는 오히려 먹이보다 깨끗한 물을 구하기가 더 힘들다. 게다가 녀석들이 먹는 것이라고는
음식 쓰레기 뿐이기 때문에 염분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물이 부족해 배출이 어려우므로 자연히
신장에 문제가 생겨 몸이 띵띵 붓는다. 길고양이가 뚱뚱한 이유는 이때문이다.)
녀석은 내가 창문너머로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너무 맛나게 참치와 물을 먹었다.
그후로도 매일은 아니었지만 3일에 한번 정도는 참치캔을 따서 반반 나눠 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후 며칠을 이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누구에게 헤코지 당하지 않았을까. 혹시 내가 싫어서 그런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