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게 여러분들의 고견을 들어보고자 왔습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에요. 물론 덕질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1n년째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천운으로 훌륭한 덕후 친구들을 만나 유구한 덕질 역사를 이어왔고요. 현재진행형입니다.
저는 라이트하게 덕질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중학교 때 흑역사로 코스프레 한 번 정도는 했었어요... 서코 좀 다니고.. 중학교때까지..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빠는 제가 덕질을 하던말던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마인드셨는데 엄마는 그게 아니셨어요.
사실 엄마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을 못 나온 케이스이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게 열심히 사시는 분이에요. 인간적으로 존경합니다.
그런데 어머니에게 심각한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본인이 대학을 못 간 것이 만화랑 소설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머니는 학창시절에 사실 엄청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은 아니셨는데 이런 저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진학을 못하시게 됬거든요..
근데 본인이 만화를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학구열이 떨어졌고 그래서 대학에 못 갔다고 생각을 하세요.
가족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지금 어머니 인생 훌륭하게 사신다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독려하는데도 안됩니다. 가족들이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이 스트레스 받았어요.
어머니는 지금 중고등학교에 CA강사로 출강하시고 사이버대학에서 수석하시는데도 계속 그러십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책읽는 걸 좋아합니다. 진짜로요 ㅋㅋㅋ 만화나 소설이나 안 가리고 읽습니다. 장르불문 시 에세이 만화 판타지 로맨스 수필
아 에세이는 뺄게요. 암튼 저는 장르 안 가리고 다 읽습니다. 스토리가 있어서 소설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요,
로맨스소설 마니아라서 종종 소장도 하고요. 라노벨도 사고 인문학 서적도 사고 종류별로 다 삽니다.
지금 제가 이런 이야기를 여유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성인이라서 그렇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저는 만화책을 본다고 머리를 쥐어뜯기고 뺨을 얻어맞았습니다.
제가 사오거나 동네 대여점에서 빌려 온 만화나 소설은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혔고요.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머니는 저를 검열하셨습니다. (도서관 전쟁보다 앞선 검열이 여기있어요!)
솔직히 인문학보단 로맨스소설이나 라노벨이나 만화가 좀더 말초적인 재미는 더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 다좋아요!!
저희 어머니는 책상 정리를 도와준다는 핑계로 제 책상을 뒤집어 엎어서 제가 안 버리게 되려고 숨겨 놓은 책들을 전부 찾아내서 찢어서 버렸습니다.
유별났어요. 정말로. 독했습니다. 다 찢어서 제 눈앞에다 뿌렸습니다. 무서웠어요.
그리고 전 그림그리는 걸 되게 좋아해서(실력이랑 별개로) 그냥 연습장에 사람 끄적이는 걸 좋아했는데 그것도 책상검열하면서 다 찢어서 버렸어요..
별개로 전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중간 정도 했는데.. 뭐 이건 패스..
고등학교 땐 책상검열이 더 심했어요. 노트 한 구석에 사람 얼굴만 그려져 있어도 엄마가 노트를 찢어서 내다 버리셨거든요.
교과서에만 뭐 낙서나 지운 흔적이 있어도 인형 그린 거 아니냐고 꼬치꼬치 캐묻고..
전 그래서 인형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합니다. 엄마가 저보고 매일 경멸조로 인형이나 그리니까 그따위로 성적이 나오지.. 이런 식으로 말했거든요.
검열 시즌만 아니면 엄마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말하면서 웃기네요.
주저리주저리 한탄하는 글이 됬는데 애게에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요. 여러분들의 견해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성인이 된 지금은 검열을 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만화를 끝까지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만화보는 건 이제 포기했어요.
더 이상 출판본으로 만화를 보지는 않습니다. 애니는 보지만.
문제는 제가 이번에 케이크스퀘어 봉사자로 가게 되는 것에서 생겼습니다.
주말에 오티를 가야하는데. 그것에 대해서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가 케이크스퀘어가 뭐 하는 행사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동인 행사라고 말씀드렸더니 동인..? 이러시길래 그냥 만화나 그런 종류로 제품 사고파는 행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안색이 싹 바뀌시더라고요. 정색하시면서 아직도 그 코스프레 하는 애들하고 어울리니? 그러시는 거에요.
경멸조가 너무 깔려 있어서 솔직히 깜짝 놀랬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중고등학교 때 맹목적으로 실시한 그 검열을 잊으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어머니가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이제 니 미래를 위해 좀더 좋은 방향으로 더 높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지 않겠니? 이러시는거에요.
음.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단지 입장하는 사람들을 안내하는 역만 맡았고 그냥 알바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못 믿으세요.
니가 예전에 만화책 사와서 숨겼잖아. 설마 아직도 만화 보는거 아니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십니다.
용돈으로 로맨스소설사는것도 사실 엄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청 싫어하세요. 내가 주는 용돈으로 그딴 거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좋게 시작했는데 결국 말싸움으로 끝나서 굉장히 착잡해요. 어머니는 꺼림칙한 표정 지으시면서 니 미래를 위해 살으라고 하십니다.
아니 뭐 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알바하러 가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사실 검열받을 때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고 현재진행형이긴 한데
케스는 코스프레 금지된 행사고, 어머니가 아직도 저런 생각 갖고 있으시다는거에 사실 오늘 좀 많이 충격을 받아서.......
제가 보기엔 제가 '논다는' 것 자체에 좀 어머니가 거부감을 느끼시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말싸움하다가 뺨을 한 대 얻어맞아서 좀 정신이 얼얼합니다.
어머니가 그러셨어요. 나이를 먹으면 정신을 차릴 줄 알았는데 진짜 니가 정신이 빠졌구나. 너한테 정말 실망했다라고...
이런 어머니의 고정관념을 고칠 순 없을까요? 고칠 순 없겠죠? 어머니가 뭐라 하든 전 케스 행사 가서 일할 건데
사실 좀 오기도 있어요. 전 진짜 만화나 소설 보는 거 좋거든요. 어머니는 제가 공부 관련된 거 아니면 뭘 하는 거 다 싫어하시는 주의세요.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정신이 좀 멍멍합니다. 애니 좋아하고 만화 좋아하고 소설 좋아하면 나쁜가요? 잘못된 건가요?
애니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고 데프콘씨가 그랬고 맞는 말 같은데...
엄마 앞에서는 제가 되게 타락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도 정신적으로 엄마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걸까요?
힘듭니다. 좋아하는 걸 하지 못하고 취존받지 못하니까 정말 힘들어요.
저도 자유롭게 애니 보고 만화 보고 싶습니다!!!!!!!! 힘들어요. 만화책 찢어지고 소설책 찢어지고 맞는 것도 참았습니다.
싸워서는 엄마의 논리를 이길 수가 없어요. 어머니는 전부 내 미래를 위해서 정신차리지 못한 나를 위해서 이런 설교를 하니까요.
만화 좋아하는 게 제 인생에서 그렇게 큰 점이 아닌데. 자꾸 저를 찍어누르니까 전 더 화가 납니다.
이런 제가 잘못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