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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알바썰~.
게시물ID : soda_3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thfinder
추천 : 20
조회수 : 4889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6/03/30 16: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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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솔로라면 당연 음슴체라 배워서 다짜고짜 음슴체씀.

때는 바야흐로 10년도 더 지난 2003년 겨울~.

당시 나는 강원도 모 스키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음.

돈없는 학생이었던 나는 보드를 타고 싶으면 보드장에서 일하면 되지~란 단순한 생각으로

스키장 알바를 하였고, 첫 시즌 제대로된 보드복, 장비도 없이

일주일에 하루인 휴일에 지급되는 렌탈권과 리프트권으로 열심히 보드를 탔음(탔을뿐이지 배우지는 않았음)

열정만으로 흐르는 코를 나이롱재질 오리털파카 소매로 닦아대며 열심히 배웠고.

그 다음해에 여름시즌 알바로 들어가서 돈을모아

드디어 나의 장비를 마련함.

그리곤 드디어 그리도 부럽던 나만의 장비와 시즌권을 가지고 다시 겨울알바로 입성~.

매일매일 행복한 수련?을 하고 있었음.

당시 시설지원팀에서 세시즌정도 근무하다보니 사무실 직원 및 온갖 부서 직원들과 다 잘 알고 지냈음.

시설 특성상 단지 여기저기돌아다니며 고장난거 고쳐주고 그랬음.

지하 사무실에 직원들 스키보관하는데 내 장비도 같이 보관해두고 편하게 보딩을 했는데...

사건이 발생함.

 계열사낙하산으로 오신 시설팀장이 있었는데 평소 또라이라는 평이 좀 있었음.

뭐 알바입장에서 언뜻봐도 갑질포스 풍기면서 직원들 막대하는게 보일정도였으니까...

그 팀장이 어느날 밤에 사무실 스키보관하는데 있던 스키들을 죄다 바닥으로 내던지면서

지 스키부츠를 찾는다고 생난리를 피우고감.

나의 소중한 장비도 그 사이에 끼어있었고 장비에도 내마음에도 스크래치가 깊게 새겨지게 되었음.

열받아서 사무실에 앉아있다가 같이일하는 직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함.

나 홈피에 글올릴거다.

그리곤 게시판에 투고시작.

내용은

나 알반데. 어젯밤 팀장이 와서 스키장비 죄다 던지고감.

거기에 내가 두 시즌을 알바해서 모은돈으로 산 내 장비 섞여있었음.

실명으로 탕탕탕 저격날리고

나의 장비는 당시 145만원의 어마무시한 의미없는 소비자가의 고가 장비니

50만원을 배상해달란 내용이었음.

순식간에 조회수 폭증하고 팀장에 대한 악플, 리조트에 대한 악플들이 우르르~~~.

온라인이 무섭구나를 그 때 처음 느꼈음.

고객들의 리플은 크게 몇 가지가 있었는데

스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스키를 함부로 던지다니...라는 스키인으로써의 분노가 있었고.

갑질팀장이 그따구로하니 서비스가 개판이지...라는 광역어그로

알바들 고혈빨아 지들 배불리는거 모르냐는? 딱봐도 나랑 비슷한 처지들의 응원?


함께 일하던 선량한 형님들에게 해가 될까 과장형의 한마디에 살포시 글을 내렸음

"조회수 천 넘었으니 이제 내려도 될 것 같다."

"그 팀장 지금 임원한테 대박 깨지고 맛탱이 갔다"


사실 내가 하려던말 밑에 직원들 누구나 하고싶어하던 말이었을 뿐인데

그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윗사람이라 아무도 못하던 말을

짜를테면짜르던지의 마인드로 무장해버린 무적알바가 대변해줬으니

많은 위로와 격려, 감사를 받아서 나도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 상태라 글을 내렸음.


사건 뒤 그 팀장이 마치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보러온 듯한 태도로 나에게 봉투(50만원)를 건내며 사과했고

그날 고깃집에서 팀장이 회식하면서 모두에게 사과함.

계산할 때 팀장에게 20만원을 주면서 회식비에 사용하라하니 팀장도 좋아하고 나도 쪼금은 덜 미안해짐.

후에 생각해보니 내 글 한방에 한사람의 인생이 확 가버릴 수도 있었구나 생각함.

그 후로 다시는 그 스키장에서 알바를 할수 없는 몸이 되었을 테지만...

사실 뭐 그 뒤론 알바안하고 졸업하고 취업해서

다른기업 잘다니고 있음.


가끔 보드타러 놀러가서 같이 일하던 형들한테 인사하고 아직도 나는 잘지냄.

그 후로 그 팀장얼굴은 본적 없으나 잘 다니고 있다고함.

뭐 사실 지금은 보면 내가 불편할건 없지~.

난 고객이니까~ ㅎㅎ


알바한테 갑질하는 사장들은

훗날 그 알바가 성장해서

본인들의 갑이되는 상상을 좀 해보시길 바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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