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흩뿌려진 가을조각 이 추위는 가을을 살해했다 손이라도 들어 항의하고 싶지만 얼어붙을까 겁나 꺼내지도 못한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가을 남겨진 낙엽이 억울함을 호소해도 그저 짓밟혀 바스라지고 거짓된 눈에 덮힐뿐이다 한줄기 희망의 해가 뜨고 고갤 들어 진실을 보려해도 혹독한 칼바람에 다시 숙여지는 고개 겨울은 잔인한 독재자다 그는 가을과 함께 우리의 낭만을 가져갔다 아 이상이란 어디로 갔단말인가 얼어가는 낙엽의 처절한 울부짖음 숨결조차 어는 추위가 입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