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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왕따 당했었던 썰.txt
게시물ID : freeboard_6114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이첼람파
추천 : 0
조회수 : 5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8/02 01:29:35

음슴체!!

 

요새 왕따문제로 씨끌하길래

나도 왕따시절 생각나서 글 좀 적어보겠음...!!

 

 

 

나도 초딩때 왕따를 당한적이 있음...

이유는 그냥 못나서... 까맣고 집 못살고 옷 잘 못입어서.

그냥 못난이였음

근데 나는 그렇게 상처를 안받음.

내가 왕따인건 알았지만 학교가기 싫지도 않았고 그냥 털레털레 잘다님 ㅋㅋ


그래도 상처를 좀 받긴 했는데 이유는 선생님 때문임

 

그날이 무슨 날이라고 반에서 음식같은거 해먹자고해서

다들 집에서 각자 준비물을 가져왔음

그때 나랑 또 내친구가 왕따였는데 걘 다른반애였음

그친구도 왕따였는데 대따 밝았음 나보다 밝았음

그리고 그친구는 나보다 쬐끔 더 못살았었음

그래서 애들이 욕함

빈티난다(빈티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쓰진 않았지만 비슷한 뉘앙스)

못생겼다 못산다 맨날 똑같은옷 입는다 집에 티브이도없다 (내가 가봤는데 있음)

근데 성격도 너무 밝아서 나중에 애들이랑 좀 친해짐

근데 나는 여전히 왕따임

그냥 생각이 없어서 개선할 노력을 안함.

그래서 그 친구가 왕따 탈출하기 이런걸 막 종이에 정성쓰레 써서

형광펜까지 칠해서 나한테 줬음

애가 싹싹하니 정리정돈도 잘하고 글씨 엄청 잘쓰고 아기자기하게 잘꾸밈

여고에 꼭 한둘은 있는 그런 스타일 ㅋㅋ

암튼 그래서 그걸 서랍에 넣어놨는데

애들이 그걸 뒤져서 훔쳐간거임

돌아와보니 없음

그냥 그러려니 했음

그런데 나한테 슬금슬금 오더니 막 뭐라고 하면서 청소도구함으로 밀어붙임

그래서 난 패거리 애들한테 둘러싸임. 구실은 잘 기억안나는데 아무튼 갑자기 다굴 당함ㅋㅋ

너무 어릴적이고 신선한 충격도 아니였던지라 생생히 기억이 안남...

그 때 선생님 입장! 내눈에는 구세주였음

"니네 거기서 뭐하니?"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자 패거리중 제일 머리길고 키큰

여고에 꼭 한명은 있을법한 애가 소리침

"아 그냥 우리끼리 노는거에요ㅋㅋㅎㅎ그치? 암것도 아니징?"

그런데 나는 쫄아서 울고있었음 여러 사람한테 둘러싸인거 처음ㅋㅋ

그래서 소리를 빽 지름ㅋㅋ

"애들이 저 왕따 시켜요!!"

 

그 다음엔 열라 우느라 기억이 잘 안남

 

왜인지 모르겠는데 내가 선생님한테 불려감.

근데 선생님이 내 친구가 써준 왕따 탈출기?? 그런 종이가 막 구겨져있는걸

나한테 던지면서 이렇게 말함

"아침부터 이딴 종이주먹밥 줘서 참 고맙다.ㅋ"

(그날이 음식 만드는 날이였잖음? 그러니까 주먹밥에 비유한거)

딱 비꼬면서 웃었음

사실 그 선생님을 전부터 그닥 좋아하진 않았음

인간성 좋은 선생님이란것도 못느꼈고.... 아무튼 원초적인 어색함이 있었음

 

 

그리고 머리통이 좀 여물고나서 (몇년후) 볼일이 있어서 어디를 좀 들렀는데

누가 나한테 인사함 '안녕?' 하고 (진짜 딱 저래함. 안녕 누구누구야~ 하지도 않고.)

돌아보니 나를 왕따시키던 아이들 중에 한명임

인사 듣는 순간부터 뭔가 오싹하더라 싶었음

그래서 나도 어색하게 인사함. '아...안녕?' 하고

잘 지내느냐 여긴 무슨 일로 왔냐 이런식으로

별 시덥잖은 얘기 열라 어색하게 짧게 어버버버 하다가 헤어짐

 

그 날 집에 와서 누웠는데 기분이 이상함.

 

 

그 친구가 자꾸 떠오름

 

 

이름이 효원? 효정? 이였음

계속 떠오름

나한테 인사하던게.

끔찍한 1년을 만들어준건 맞는데 나는 그닥 분노하지 않음.

나한테 몹쓸짓을 한게 너무 많은데 나는 상처받지도 않음.

나는 분노하는게 맞는건데 분노도 안치밀어오름.

계속 이런 생각이 났음.

 

내가 저 친구를 용서해야 할까?

 

그 친구는 용서를 빈적도 없는데 혼자 고민함

화를 내고 욕을 해야 맞는건데

아니면 슬프고 괴로워서 울어야 하는건데

아니면 뻔뻔하다고 욕하며 씹어야 하는건데

나는 그냥 이상한 기분만 들었음

 

그 친구를 미워하고 싶지만 밉지 않았고

그 친구를 미워하지 않아서 웃어줄 수 있었지만 웃을 수 없었고

그 친구를 내 마음속에서라도, 나 혼자라도 용서하고 싶었지만 용서할 수 없었음

그 날은 결국 밤을 좀 설침.

은 아니고 침 흘리면서 잘만 잠.발닦고 잘잠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기분 꽁기함

진짜 그 친구들이 정말 해선 안될짓을 한걸 아는데도

화를 낼 수가 없다. 화가 안난다.

그렇다고 너그러운 맘이 드는것도 아님. 아무렇지 않은것도 아님.

내가 상처를 받지 않아서 일까?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이 상처받지 않으면

따돌림을 한 사람들은 용서받을 수 있는걸까?

아무런 책임도 죄의식도 안느끼고 살아도 되는걸까?

사과 안해도 되는걸까?

 

지금은 너무 먼곳으로 와서 마주칠일도 없겠지만

이 얘기 회상할때마다

'지금 그 친구들을 마주치면 난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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