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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 이야기
게시물ID : bicycle2_32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ilier
추천 : 10
조회수 : 110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5/05/12 14:27:21
안녕하세요.
다른 아재들은 보트타고 왔던데 전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근데 정말 여기 온 아재들은 자전거 살벌하게 타요.

제가 제일 못타요.
예전 아재들 따라 갔더니 거기가 황천길이였...





뭐 정말 별거 없습니다만...
원래 SLR자게에 연재식으로 써 보려고 정리하던거 올려봅니다.
글두 많구 사진두 많구...

자전거 초보분들한테 도움은 될듯하네요.

전 국토종주만 많이 해요.
솔로잉으로.

생각정리하는데 이거만한게 없거든요.

01.jpg

명바기 횽이 당선되기 이전 국토종주를 갔었던 녀석이에요.
그때 저기에 투어링세트라고 프론트랙에 리어랙에 이것저것 주렁주렁 매달고 어떻게든 부산 가보자 하고 갔었죠.
(물론 가방도 매고 국도타고 갔었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없었거든요.)

08년인가 09년쯤인가 여튼 지금생각해도 미친놈이였었죠.
D700에 2470끼우고 내려갔었으니 말이죠.

이때 고민했던게 맨프로토 삼각대를 가져갈까 아니면 짓조삼각대를 가져갈까 였었습니다.
묵직한녀석이냐 아니면 경량카본이냐.
부로스타에 라면에 과자에 타이어 두개 튜브두개에 펑크패치에 스피커에 갈아입을 옷가지...
그리고 전국지도!
(스마트폰이 그때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트북을 들고갈까 하다가 배터리 다되면 쓰레기지 라는 생각으로...)

그때 저를 만나면 미친놈아 그만해 하고 줘 팼을겁니다.

3일차에 충청도 근처 국도에서 머무르려 했던 모텔이 사라졌죠.

밤은 어둡고 춥고 조용했습니다.

그때! 왠 할아버님이 트럭에서 빵빵 거리시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고개넘어까지 태워주신다더군요.
너무 감사해 트럭을 타고 넘어가는데...

"이거 길이 너무 어둡고 위험한데 어디 잘곳은 있어?"


이 한마디에 할아버님댁에 납치당했고 정신차려보니 전 모내기를 하고 있었고 용돈을 조금 받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사진 보여달라하시는데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tip1. 짐은 최최최최소한으로. 
tip2. 지방국도는 혼자 밤에 달리는건 자살행위
tip3. 농번기 논밭근처 라이딩시 납치주의
tip4. 데세랄은 장농에




*프론트랙 판매이후 완차판매 직전의 다혼티티. 실제 부산내려갈때 저것보다 더 많은짐에 배낭을 매고 내려가려 시도함.
판매전_mimanse.jpg











1년이 지났습니다.

00.jpg

어느덧 저는 미벨을 버리고 로드를 타고 있었습니다.
같이 타는 형님들(이라기엔 연세들이 어마무시하신) 께서 도와주시고 가르쳐주시고 회사 동료분도 많은 지름에 도움을 주셔서 정말 재밌게 타고 다녔었습니다.

그리고 저 자전거를 타고 처음 서울-부산을 가게 됩니다.
근데 사진이 없어요. ㅠㅠ

왜냐구요? 
그때 어르신들이 그러셨습니다.

금방 도착한다고.
가서 찍자고.

24시간 넘게 걸렸었습니다.
근데 그 어르신들은 사진찍는데 전 빠져있었죠.

서포트카에 타고있었거든요. ㅠㅠ
가민기준 337킬로 어디쯤에선가 무릎이 털려서 차에 있었는데...(그것때문에 한시간정도 그룹분들이 늦으셨죠)
그냥 아무도 모르니 인증샷 찍고 서울가자 하시는데도 자존심때문에 안찍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때 트라우마로 당일치기 서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괴로움을 알기에... 여러 모임분들이 '너정도면 그냥 가지 걍 가자. 데려다줄께' 이러셔도 못갔었습니다.

얼마후... 겨울이 찾아왔고...
봄에 몸이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신나게 달리다가 사고가 납니다.
어깨가 부서지고 제 애마도 부서지고... 제 마음도 부서졌죠.

이때 마인드가 죽어라 쏘자 에서 유람하자라는 식으로 많이 바뀌게 됩니다.
친한분들이 타자해도 살랑살랑 타는거 아니면 잘 안나가고 몸은 불고 배는 나오게 되죠.




tip5. 몸이 풀리지 않은 시즌초기엔 무조건 샤방하게.
tip6. 빠른 주행보다는 안전 주행이 실력을 늘이는데 더 좋음. 시즌중 사고나면 그 시즌은 오프.




그리고 자전거도 카본같은거 말고 싼거 타자 하고 알루미늄 자전거를 삽니다.
근데 조금씩 조금씩 몸이 돌아오니 업그레이드 하게되고 그러다보니 이상한 녀석이 제 옆에 있더군요.

*최종진화직전 흰둥이. 최종진화버젼은 프레임빼고 풀카본.
01.jpg

그리고 자전거길이 막 뚫리기 시작하고 이 녀석으로 이리저리 모임도 다니고 형님들 호출도 나가고 그러죠.
알루미늄이지만 꽤나 단단했었고 만듦새도 좋았던 프레임으로 기억합니다만...
아무래도 경량 알루프레임은 알루미늄의 물성때문에 비비부분이 조금씩 늘어나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인에게 중고가격보다 훨씬 싸게 프레임을 비비까지 넘기게 됩니다.

기변이후 갑자기 동호회 분들이 서울-부산을 당일치기로 가더군요.
그때 SLR아저씨분들중 잘타는분들은 그냥 19시간정도면 내려갔었습니다.

물론 저는 뒤에서 구경만 했죠.

트라우마때문에.
그리고 결심을 하게 됩니다.

337키로 미만으로 코스짜서 혼자라도 가자.
그렇게 시작한 국토종주가 지금까지 매해 두세번은 꾸준히 가게 되었습니다.

무작위 사진과 그에따른 설명이 들어가겠습니다
점심시간이 다 끝나 정리 못하는걸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후미등이 잘 붙어있는지 확인을 잘 해야합니다. 서울의 자전거도로를 지방에서 기대하시면 안되거든요. 탄천정도면 하이웨이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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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매해 인증샷을 남기는 곳입니다. 그래서 밤에가면 더더욱 안됩니다. 이화령 휴게소 앞입니다. 가장최근 사진입니다. 그래서 짐도 최소죠. 종주 여러번 하신분일수록 짐이 가볍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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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비교해서도 짐이 더 많죠? 저 물통하나는 더 큰 공구통을 위한 꼼수였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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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 앞에 알루미늄 자전거 거치대를 놔버렸습니다. 왜 그런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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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낮과 밤의 얼굴이 틀립니다. 밤은 너무 고요하고 주위의 어둠을 빨아들여... 오줌을 지리게 됩니다. 거기에 라이트까지 꺼지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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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오면 낮과 틀린 인증샷을 찍게됩니다. 물론 오줌지리는건 덤이죠. 하지만 기록내시고 싶으시면 밤에 솔로잉 하세요. 전설의 고향에서 사람들이 겁내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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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꽃잎벤치는 언제나 시작과 끝인 장소였습니다. 현재는 끝에만 이용하죠. 고터가 옆이라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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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현지인들은 가지 않는다는 곳이지만 전 먹고 행복해했었습니다. 또 먹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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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맛집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없죠. 하지만 전 이곳에서만 먹습니다. 가끔 이거 먹고싶어서 자출하다 간적 있습니다.(회사서보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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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대 입니다. 보기보다 경사도가... 꼭 옆에 나무로된 우회로를 이용하세요. 아 오유분들은 젊으시니 걍 시멘트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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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하다보면 셀카는 이렇게만 존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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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길 잘못들었네요. 음마 어쨍. ㅠㅠ 이때 제 친한 친구녀석이 차가지구 와줬습니다. 정말 듬직한... 아... 저 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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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분들은 언제나 유쾌해요. 종주때 자주 술먹으러 갔었죠.(물론 자전거는 모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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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령 근처와 이화령 이후 너무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만... 혼자라이딩 할땐 기록용 사진만 후딱 찍습니다. 가슴에 더 남겨두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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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는 종주길에서 패스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우회로도 아니고 그냥 곁가지 입니다. 물론 전 갑니다.^ ^ 이쁘거든요 계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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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연풍면은 선택지를 주지 않습니다. 이화령을 넘어야 잘 수 있죠. 그래서 보통 첫날은 이화령 무조건넘기로 스케줄짭니다. 간단해요 새벽에 출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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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긴 글 읽으셨네요.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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