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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금]호아센 - 2
게시물ID : lovestory_327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0
조회수 : 9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1/10 21:53:14
인천공항에 들어서자 그의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나와 함께 살지도 모르는 시아버지, 시어머지, 시형, 동서 그리고 조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나와 그를 반겨줬고 남편의 형은 우리의 옷가방을 들어줬다. 
나는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장실 안에서 밖의 동향을 살핀 뒤 가족들이 있던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내 모습을 본 그가, 

“호아센”

하며 이름을 불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형에게 머리채를 잡히고야 말았다. 
그는 나를 내동댕이치며,

"내 이년, 이럴 줄 알았다!! 것 보소!! 내 나오자고 했지요? 신문 보니까 결혼하고 도망가는 것들이 수두룩카다케요. 이 개 같은 년 같으니라고. 뭐해 임마!! 빨리 데리고 가라!!"

그는 나를 조심스럽게 일으켰다. 넘어지는 바람에 발목을 접질린 것 같았고 그의 도움을 받아 한발자국씩 조심스럽게 걸었다. 그 때였다. 시어머니가 내 앞에 서더니 뺨을 내리쳤다.

“어서 듣도 보도 못한 곳에서 와가꼬 네년이 도망을 치나? 으잉!! 내가 네년 때문에 얼마를 쓴 줄 아나? 우라질 년 같으니라고.. 아야!! 이년, 당장 베트콩으로 다시 보내삐라!!”
“아, 엄마. 왜 그래요. 화장실이 급했나보지.”
“이 문드이 자슥아. 지금 도망가는 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사람을 잘못 봐서 반대로 갔나보지. 한국에 처음 왔고, 나 말고는 다들 얼굴도 제대로 모르잖아요. 왜 괜히 의심을 해요. 엄마는.. 호아센 안 그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묵묵히 서있기만 했다.

“아이고. 이 답답한 것. 이 븅신 같은 것아.”

시어머니는 그의 어깨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통곡 했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시아버지는 크게 헛기침을 하며

“쪽팔리게 뭐하는 지시고? 퍼뜩 들어가자!!”

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든 상황이 끝이 났고 나는 그의 부축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왔다.




농촌의 생활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베트남에서 해왔던 일에 비하면 쉬는 시간도 있었고 일이 끝나는 시간도 있었다. 
가족들의 따가운 눈총도 베트남에서의 생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뭐다는데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기오고 있나? 빨리 와서 밥 차리라.”

마당에서 도라지를 까던 시어머니는 한번 힐끔 쳐다본 뒤 다시 도라지를 까기 시작했다. 
나는 들고 있던 농기구를 마당에 내려놓고 부엌으로 향했고 밥을 차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웃집에 사는 시형네 식구들은 오지 않는 모양이다. 
오면 또‘우라질 년이 어디서 밥상 앞에 얼굴을 들이밀어?’라 하면서 숟가락을 집어던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근디, 애미야. 느그 애는 언제 가질꺼가? 결혼한지가 벌써 6개월이나 지났다. 이제 슬슬 소식이 올 때가 되지 않았나?”
“에, 엄마 왜 그래. 요즘 한 참 모내기 때라 바쁜 거 알면서 왜 자꾸 뭐라 해.”

남편이 내 편을 들어주며 시어머니께 반박했다.

“으이구, 이 머저리 같은 놈아!! 애미 듣그라. 내일부터 농사일 때려 치고 읍내에 목욕탕에 가서 일이나 도와라. 요즘 정진이가 사람 쓰는 돈이 비싸서 안되겠다니까, 농사일이야  뭐 기계로 하는 것이니 일손 하나 없어져도 상관이 업슨께 네 시형 일 좀 도와라. 뭐, 일당은 준다카니 너무 걱정 말고.”
“정말이야? 일당도 준대? 그럼 우리 자기 힘들게 농사일 할 필요도 없고 동생 공부시킬 돈도 마련할 수 있겠네? 잘됐다!”

  남편은 밥상에 밥풀을 튀겨가며 말을 했고 이내 박수를 치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닥치고 밥이나 쳐묵으라!!”

시어머니께서는 숟가락으로 남편의 머리를 한 대 때리며 화를 내셨다. 
그런 남편은 숟가락으로 맞은 곳을 긁적거리며 나를 힐끔 쳐다봤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잘됐다.’라고 말해줬다. 

그날 저녁, 한참을 자고 있을 때 누군가의 손이 내 가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깜짝 놀라 눈을 떠서 확인해보니 남편이었다. 
남편은 내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내 위에 올라타기에 이르렀다. 
그는 내가 입고 있던 잠옷 상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고 남편이 단추를 하나 둘 풀어헤칠 때마다 저절로 깊은 심호흡이 일어났다. 그는 내 속옷까지 모두 벗긴 뒤 자신의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의 검은 피부와 농사일로 다져진 몸이 내 시야에 들어왔고 그 순간 남편은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마주 닿으며 고개를 움직여댔다. 
그러다가 점점 내 몸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남편의 입술이 몸에 닿을 때마다 경련이 일어나 듯 깜짝 놀라며 몸을 들썩였다. 
잠시 후 남편은 내 몸을 다시 타고 올라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내 거친 숨소리에 모든 것을 맡기며 무아지경에 빠져들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다. 
‘이 시간이 언제쯤 끝이 나게 될까?’ 라는 생각만이 온통 머릿속을 가득매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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