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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센 - 7 : 편지
게시물ID : lovestory_327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0
조회수 : 6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1/11 14:26:45
  사랑하는 나의 신부, 호아센에게.

당신이 이 편지를 볼 때쯤이면 나는 당신의 곁을 떠나 집으로 향하고 있을 거야.
방금 내가 몇 마디를 전했지만 말로는 차마 전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남기게 되었어.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당신이 집을 나가고 3개월이 지나갈 때 쯤 한통의 편지가 집에 도착했었어. 
물론 나는 당신을 찾아 헤매고 있어서 그 사실을 몰랐었지. 
베트남에서 한 국제변호사가 보낸 편지였는데, 그 내용은 당신의 계부가 시체유기 및 존속살인으로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는 내용과 동시에 동생 라이가 계부에게 살해당했음을 말해주는 것이 쓰여 있었어. 
당신이 돈을 붙여주는 것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그게 들통났나봐.
그는 그 돈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대학원을 가려고 했었던 건 당신이 더 잘 알거야.
그래서 숨기고 있었는데 그게 발각된 거지.
당신의 계부는 매달 들어오는 그 적은 돈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고 해.
이혼으로 인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되었기에 더 했을 거라 하더라.
그 돈만 있으면 향락을 즐길 수 있다 것과 자신을 망쳐놓은 당신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돈을 빼앗으려 했고 그러다가 몸싸움으로 번졌는데 실수로 라이를 계단에서 밀어버렸다고 해. 
라이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쓰여 있었어.
그런데 그 당시에 자수하지 않고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젓갈 속에 라이를 넣어 놓고 땅을 파서 묻었다는 거야. 
그렇게 몇 달을 살았는데 비가 내린 다음 날 너무도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을 참지 못한 이웃주민이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달라며 경찰에 신고를 했고 그때 진상이 밝혀졌다고 서술되어 있어.
그런데 수사 중에 나타난 놀라운 사실이 하나 밝혀졌는데 당신의 동생 라이도 친아들이 아니라 양아들이었다는 사실이야.
당신의 계부는 의학적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무정자증을 가지고 있었대.
그런데 그의 부인은 아이를 가지기를 원했고 결국 입양을 선택했다는 거야. 남동생의 경우에는 밝고 명랑하고 사내라서 그런지 부인이 애지중지했다고 해.
아이를 하나 키우고 있었는데 라이가 심심해하는 것을 보고 계모는 이번에는 여자아이를 입양하자고 건의했다고 해. 
그리고 당신을 입양한거야. 
그런데 계부가 당신을 선택을 할 때 딸이 아닌 여자를 고르는 느낌을 받았었다고 계모가 진술을 했어. 
그래서 당신을 싫어했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러면서 편지 끝에는 재산을 물려받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계부의 모든 재산을 당신에게 양도된다는 글이 있었어. 
일단 이 사실을 전해주고 싶었어.
그리고 결혼식 날 당신의 모습을 다시 보기 위해 길을 헤매던 중 당신의 동생과 당신이 서로 키스를 하는 모습을 봤어.
처음에는 그냥 그 곳에서 사랑을 나눴던 남자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동생이라는 것을 알았어.
그래도 나는 신경을 쓰지 않았어.
내가 잘하면 당신이 내게 마음을 열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당신이 임신을 했을 때 음식을 사다주면 우연치 않게 먹고 싶었던 것이라며 해맑게 웃던 당신을 바라보면서 나는 너무도 행복했어.
이제 내 사람이 되었다고, 아이가 나오면 나와 함께 영원히 살 것이라 생각했지.
물론 적금 통장을 봤었을 때도 애써 외면하면서 나를 위로했었어.
그리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당신과의 잠자리가 줄어들면서 점차 느끼게 되었어. 아니 그 전부터 당신과의 잠자리에서 나는 느끼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라.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말이야.
항상 마음 한쪽에는 이제 곧 당신이 곧 나를 떠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살았어.
그러다가 그 날이 찾아왔지.
사실 나는 저녁에 당신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잠이 드는 습관이 생겼었어. 
그날도 한참을 바라보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당신이 문을 열고 나가더라. 
금방 들어올 줄 알았던 당신은 해가 뜰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았지.
단 한통의 편지도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당신은 우리를 아니, 나를 떠나갔어.
나는 바보처럼 해가 뜨고 나서야 허겁지겁 방문을 열어 봤지만 이미 당신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지.
순간 모든 것이 잘못된 일이라 생각했고 처음에는 당신을 찾아오려고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를 이를 잡듯이 뒤지고 다녔어.
하지만 4달 만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몇 주 전, 당신에게 온 편지를 읽게 되었고 이 편지를 당신에게 꼭 전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집을 나서서 당신 앞에 모습을 보이게 된 거야.
그리고 당신의 소식을 듣고 찾아간 병원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
폐렴에 결렸을 때 치료시기를 놓쳐서 폐암으로 증상이 악화되었고 하루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어.
그러면서 차트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어.
갑자기 세상이 뿌옇게 변해버려서 차트가 잘 보지 않았었고. 
그래서 뭐가 어떤 것인지 설명을 못해줘서..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도 하고 싶어.
다시 당신을 내게 돌아오게 하고 싶지만 당신의 마음속에 내가 파고 들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혹시나 당신이 내게 돌아오고 싶다면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해.
그러면 나는 언제든 당신을 반겨줄 테니까.
지금보다 더 큰 사람이 되어서 기다리고 있을게.

2005. 11. 28.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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