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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센 - 8
게시물ID : lovestory_327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0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1/12 02:09:35
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왔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상처가 너무 크다고 했다. 
수술이 끝났을 때까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했다. 
그리고 오늘이 고비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술실에서 나온 남편의 온몸에는 붕대를 감겨져 있었다. 
그는 곧 회복실로 옮겨졌다.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은 듯 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마취가 풀렸는지 풀리지 않았는지를 판단할 수 없었다. 
표정의 변화 없이 남편은 눈을 감고 있기만 했다. 
그가 눈을 감고 자는 모습을 바라봤다. 
처음이었다. 
3년 반 동안 함께 살면서 그가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본 것은.. 그 모습을 보고 있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렀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의자에 앉아 새파랗게 부은 손을 잡았다.

‘내가 다른 건 다 지키지 못해도 당신만큼은 꼭 지켜낼게. 혹시나 어딘가에 당신이 숨어있다고 해도 내가 꼭 찾아서 당신 행복하게 해줄게.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 당신 곁에 있어줄게. 약속해.’

시댁을 떠나기 며칠 전에 그가 내게 했던 말이 자꾸 떠올랐다. 

‘왜 그때는 이 사람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나는 행복해졌을 수 있는데..’

후회가 되었다. 
나는 바란다. 
다시 이 남자가 다시 나를 보며 웃어주는 그 미소를 바라보고 싶다고. 하늘에 간절히 바란다.



- 정원 -
그녀의 집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녀가 심각한 폐암 말기의 환자이고 이미 폐만이 아니라 다른 장기에까지 암이 전이가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사에게 들었다. 
그리고 이미 늦었기 때문에 즐거운 기억만을 간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 때 떠올랐었다. 
그녀에게서 가장 행복한 것이 ‘라이’일 것이라고. 
하지만 라이는 세상에 없었다. 
행복을 주고 싶었지만 나는 처음부터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행복이 사라진 이유가 나 때문일 것이라, 그래서 우리 가족을 원망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니 도망을 쳤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며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갑자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 그렇게 매일 같이 듣고 싶던 그 목소리. 
잊을리 없다. 
뒤를 돌아보니 호아센이 나를 보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나를 보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 
나는 손을 흔들어줬다. 
그녀가 점점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녀가 내게 돌아오는 그 때를, 매일 바라고 또 바라며 살아왔던 바로 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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