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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센 - 마지막
게시물ID : lovestory_32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
조회수 : 68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1/12 02:15:04
시끌벅적한 소리에 잠이 깼다. 
깨어나 보니 시댁식구들이 병실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였고 나도 모르게 몸이 일으켜졌다. 
시어머니는 소리를 치며 내게 달려들었다.

“야이, 죽일 년아. 니가 사람이가!! 네년만 아니었으면 우리 정원이 저렇게 되지 않았다. 요물 같은 년이 여가 어디라고 굴러들어와 있노!!”

달려드는 시어머니를 시형이 붙잡았다.

“아따, 여기 병원이오. 애도 저러고 있는데 시끄럽게 소리 높이면 어쩝니까?”

시형은 정색을 하며 시어머니를 나무랐다.

“아이고. 내가 못산다. 저 놈 저러다 죽으면 남은 새끼들은 어찌 살라고. 나는 어찌 살라고... 아이고!!”

라 말하며 시어머니는 통곡을 했다. 
그런 시어머니를 시형이 부축해 밖으로 모셨고 두 사람이 병실 밖으로 나가자 시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웬만하면 이제 우리 보지 말자. 정원이가 이렇게 된 게 새아기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는 건 알고 있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모든 원흉이 나 때문이라 말을 해줘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대답이 없는 걸 잘 알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도 되지? 그럼 됐다. 이제 그만 나가봐라.”

언제나 묵묵히 계셨던, 어떤 일에도 표정의 변화가 없으셨던 그 분의 동공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시아버지의 말이 끝나고 난 뒤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먼저 버렸던 사람들이었다. 
이제 와서 모든 것을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 나만의 욕심이라 생각됐다. 
두 분께 인사를 드리고 병실을 나설 때 낯익은 아이들이 보였다. 
내 아이들이었다. 
동서의 양손을 잡은 설희와 훈이가 보였다. 
안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가갔지만 아이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지, 자신들을 버리고 갔다는 배신감 때문인지 동서의 뒤로 숨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기만 했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병실을 나왔다. 
복도를 걸어가면서 시어머니와 시형을 마주쳤다. 
그 둘은 나를 본채도 안하고 찬바람처럼 싸늘하게 내 옆을 지나갔다. 
복도 끝에 다다랐을 때 시어머니의 통곡소리가 들렸고 시형의 절규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뒤돌아섰다. 
하지만 발걸음을 옮길 순 없었다. 
나는 눈물을 닦으며 병원을 나갔다.


병원 밖에는 눈보라가 내렸고 하얀 눈은 내 몸을 감싸 안았다. 
급하게 그를 따라 나간 덕분에 외투를 걸치지 못했었다. 
추위는 점점 나를 조여 왔고 또다시 기침이 시작되었다. 
하얀 눈밭 위에 붉은 물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피로 때문이었을까? 
눈앞이 흐려지고 있었다. 
기침은 더욱 심해졌고 가슴의 통증은 그 어떤 때보다 커져만 갔다. 
더 이상 걷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심호흡을 해봤지만 기침을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눈 속에 파묻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얼마를 그렇게 있었을까? 
누군가 나를 흔드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힘을 다해 고개를 일으켰다. 
한 남자가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언제나 보여줬던 환한 미소를 보내며 내게 말했다.
“지켜줄게.”



이후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가 내 귓가에 울리기 시작했다. 
그의 뒤로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내게 다가와 들것에 나를 실었다. 
고개를 돌리며 그의 모습을 따라가려고 애를 썼다. 
마지막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그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인 뒤, 손을 흔들며 사람들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공모전 준비 때문에 썼던 단편인데 잘 썼는지 모르겠어서 여기 올렸는데 댓글도 없고 반응도 영 시원찮네요
내용이 무겁고 겉돌아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많이 봐주시고 반응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작품 또 올리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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