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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너거 아부지랑 안 살란다 "
게시물ID : humorbest_32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리조리
추천 : 46
조회수 : 2442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3/22 16:58:03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3/20 23:48:11
" 나 너거 아부지랑 안 살란다" 갑자기 어머니께서는 시위하듯 말씀하셨다

나는 식당에서 엄마랑 밥을 먹다 쿡 하고 웃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시집간 딸이 친정어머니에게

'나 살기 싫어요'라고 하는게 대부분인데,친정 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잡고"나 안살란다"라고

한다는것이 너무 우스웠다 "웃자고 한얘기가 아니다 도대체 자기 몸을 그렇게 돌보지않으니원"

아버지께서는 재작년 봄에 대수술을 하셨다 몸에서 쓸개를 아예 떼버리는 수술이었다 그때

부터는 아버지께서는 억지로라도 입맛이 쓴 음식을 조금은 드셔야했고,술과 담배는 금지였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이 규칙을 잘 지키셨다 담배를 끊고 술자리는 될수있으면 피해다녔다

어머니께서는 도라지 가루를 주머니에 넣어 드리면 제시간에 잡숫기도 하면서,착실한 환자생활

을 하셨다. 하지만 그것도 3개월이 끝이었다며 어머니께서는 화를 내셨다 아버지께서는

담배는 다시 피우지 않았지만. 술자리는 예전처럼 다니고 계셨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께서

귀가하기 전까지 노심초사,저녁도 먹지 못하고 가슴을 졸이며 기다려야했다 아버지께 애원도

해보고,협박도 비슷하게 말씀도 꺼내 보셨다는데 별 성과는 없었다 결국 2년간의 가슴졸임끝에

어머니께서는 못산다 라고 결론을 내리신 듯 했다 "그런데 어디 가실곳은 있어요?" 그때서야

나도 걱정이 되어 자못 심각하게 여쭈어보았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대답 대신 앞장서서

식당을 나가셨고, 나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그 일을 잊어버렸다..그리고 이틀 뒤,집으로

전화를 했지만 받는사람이 없었다. 아버지야 어차피 낮에는 계시지 않지만,어머니는 계셔야

하는데 전화벨만 계속 혼자서 울려댔다 아침부터 저녁 무렵까지 전화를 했지만 받지않는 전화

나는 갑자기 가슴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 되고야 말았다 "일흔이나 된 분이 이혼을 하면 어디로

가실까?"하면서 퇴근한 남편까지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머니께서

가실곳은 없었다 멀고 먼 서울까지 아들자식을 찾아 갔을리도 없는데 싶어,나는 갑자기 죽음

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남편과 함께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갔다 1시간을 달려 집으로 가니 

뜻밖에 어머니께서는 아래채에서 나오셨다 "거긴 왜 가셨어요?""비어놓은지 20년이나 된 방을"

자식들이 모두 성년이 되면서 아래채는 비어있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난방방식이라 남에게

세를 놓을수도 없었던 아래채에는 20년만에 훈기가 가득했다

"난 이제부터 이방에서 거처할란다.자기 몸을 저렇게 돌보지 않는데 혼자서 살아볼란다"

우습게도 어머니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본 채로 가는 길이셨다 '같이 못산다'는 말의

뜻이 고작 4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아래채에서 거처하는 것이었다니.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저녁을 먹으면서 아버지께서는 허허 웃기만 하시고,어머니께서는 "혼자 잘살아 보슈"라고

하시면서도 아버지의 숟가락 위에 고기를 얹고 계셨다

그랬다. 그것이 바로 부부의 정이었다.결국 어머니의 아래처 거처는 단 이틀만에 끝났다는

뒷 소식을 들으며. 나는 남폄을 위해 된장찌개를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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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자의 사연입니다..이 글을 읽고서 어쩐지 많은 생각을 했어요..아직 저도 나이는
어리지만..왠지 마음이 따뜻한 찡한 글이었습니다..아직 어떤분들은 이해를 하지 못할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왠지 같이 이 사연을 오유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타자를 쳐 내려갔습니다...오타가 있더라도 ^^ 이해해 주세요...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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