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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선수권대회 총결산
게시물ID : basketball_3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ㄻㄻ
추천 : 10
조회수 : 67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8/12 12:09:50
당초 존스컵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투지는 있지만, 고질적인 문제들(개인기 부족과 저조한 슛률,높이의 부재)이 너무 돋보였지요. 오세근,하승진을 위시한 '국제용'빅맨이 합류하지 못한 것도 컸고요.(오세근 선수는 중국이나 이란 상대로 잘하진 않았지만, 다른 나라 상대로는 무척 잘해주기도 했고... 중국이나 이란 상대로도 수비는 어느 정도 해냅니다. 힘이 장사여서 그런지)

따라서, 당연히 아시안게임을 기대하는 나의 표정은 ㅡㅡ....였고... 역시 이번에도 실망할건데 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아무래도 농빠가 뭐..농구나 빨아야지...하면서 첫경기를 봤고...... 실력으로 중국을 잡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실력인가? 우리가 근래 1군들끼리 중국과 맞붙은 전적은, 10년 아시안게임 결승, 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이었습니다. 아시안게임 결승 당시엔 분명 스코어상으로 접전이기도 했고, 우리가 이길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건 너무나 확연히 우리가 '밀리면서' 선전을 했다는 겁니다. 질게 뻔해보이는데도 물고 늘어진 형국이었지요. 왜냐면...공격에서 뭔가 통하는게 없었거든요. 11년 아시안게임은 더했죠. 편파판정 없이 치뤄진 게임에서 누가 누가 더 못하냐 게임을 했는데... 양동근 선수의 분전이 없었으면 대패했을 경기였습니다. 이 대회에서 얻은 결론은... 중국도 못하네, 근데 우린 더 못하네 ㅋㅋㅋㅋ 자조적이 됐죠.


다시 돌아와서, 실력이라함은... 우리 페이스대로 상대로 끌고 와서 경기를 리드해나갔단 겁니다. 분명히 한국농구 고질적인 문제점들은 안고 있었으나, 그걸 상쇄시키는 뛰어난 조직력.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12인 로스터를 돌리고, 그러면서도 분명히 '재미'가 있었습니다. 재미도 있고 실적도 좋으니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죠. 두번쨰 경기 이란에서는, 11점차 패배. 하지만 전반까진 리드하고 있던데다 '준비가 안되있던' 이란의 에이스 바라미가 날뛰면서 나온 견적이지요. 준비가 안되있다는게 구차한 변명이긴 한데 그만큼 지원이 미비했던 이번 국대인지라...ㅋ. 오히려 선수들은 이란과의 이번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었죠. 우리 페이스대로 하면 할만하다! 이런 느낌의.


그리고 이어지는 카자흐 바레인 카타르전 등등... 바레인전에선, 조직력의 극대화를. 카자흐전에선 가드진의 강력한 수비를, 인도전에선, 새내기들의 가능성을, 카타르전에선 미친 슛감을 볼 수 있었죠.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내심 [최소한 결승!]이라 생각하게 되었고요. 아무래도 대진이 좀 꿀인데다...보여주는 내용들이 오오...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죠. 거기다 필리핀...홍콩한테도 고전했었고 마커스 다우잇도 컨디션 안좋게 골골거리고(우리와 이미 경기 붙기 전부터)...

'암만 홈이라지만ㅋㅋㅋ 10년동안 니네가 우리 이기는걸 못봤다 ㅋ' 라는 마인드, 저는 분명 있었습니다.  필리핀전의 대패는 일단 필리핀이 쩔게 잘했고...둘째로 홈분위기의 압살. 필리핀 아시아몰인가 거기는 2만명 수용입니다. 사직구장이 약 일만명수용으로(그나마 다 차는걸 보는 경우가 거의없는) 아마 우리나라 농구장 중 최고 큰데... 2만명이 가득차서 응원하는 홈분위기ㅋㅋ.. 약간의 홈어드밴티지도 있었고....유재학 감독이 2:2수비에 대해 지시했음에도 털렸죠. 분명 경기내적으로는, 깔끔하게 '털렸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경기 외적으로는, 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있었다면....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필리핀에 대한 전력분석도 제대로 안이뤄졌다고 하더군요. 혹자는 대회 열린지 10일쨴데 무슨 개소리야?!!!라 규탄할 수 있겠지만...

1.우리는 장신센터를 활용하는 필리핀을 생각하고 전술을 준비해왔던거인데, 솔직히 다우잇 빠져나가고 필리핀의 경기력이 압도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아마도... 다우잇이 없을떄를 대비한 전술??같은게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만큼 매끄러웠고.

2.대회 열린지 10일째지만...그것은 감독이나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라 지원해주는 단체의 잘못이겠지. 코칭스태프가 당일 경기를 내쳐두고 필리핀 경기를 찾아다녀야하는가?


뭐 그런 이유로, 전 이번 대표팀에 쉴드를 쎄워주고 싶습니다. 물론 필리핀전 떄 좀 못했어요....그러나 이런 저런 여건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감안할 여지가 있습니다. 

게다가, 필리핀 전이 지나가고 난 후 생각해보니 되려 잘됐단 생각도 들더군요. 우리가 천대하던 농구로 우리가 완패했단거(김민구 선수덕에 완패가 아닌거니까) 수비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는 점... 협회의 안일한 지원이 부각됐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가드진의 난사질이 다 들어가는 것도 놀랍고 가드들의 마무리 기술도 놀라웠지만... 포워드나 빅맨들의 미들 점퍼가 특히 볼만했습니다. 멀리서 날려대서 그런게 아니라... '본인이 주도권을 가지고'  슛을 날려대더군요. kbl로 따지면 레더 선수가 예전에 했던 그 느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국내선수들은 이런 게임을 하는걸 본적이 없어요. 아 이건 진짜 제가 모자라서 표현을 못하겠는데, 어쩃든 전 그런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음...그러니까 우리 선수들 마인드는 '이정도 하면 안들어가겠지!' 혹은 '이정도면 못쏜다!'의 마인드가 박혀있는데 그 마인드를 붕괴시키는 공격이었달까요..



이란vs 필리핀을 봤습니다. 필리핀 가드, 하다디를 앞에 두고도 별의별 짓을 다했습니다. 솔직히 아시아에서 들어본적도 없는 이름이지만, 이제 앞으로 떠오를 스타인거죠. 물론 이 날은 우리랑 했을 떄의 필리핀 전원이 약빨고 경기하는듯한 슛감은 없던데다, 골밑에서의 하다디 존재감이 압도적이라 필리핀은 분전끝에 패합니다. 까말, 우리가 올라갔으면 결과는 몰라도 경기는 훨씬 할만했을겁니다. 포커스가 이란에 맞춰져 있었으니까...


글을 어떻게 마무리시킬 진 모르겠지만, 전 이번 대회의 결과가 장기적으론 최상의 약이 됐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필리핀의 반만큼이라도 개인기량이 있는 대표팀을 생각해 보면 정말 괜찮게 느껴집니다. 딱 어려울거 없이, 김민구 선수같은 느낌의 선수가 포워드에 하나 센터에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김민구 선수...저 개인적으론 이번 대회 전부터 우리 대표팀에 이런 선수가 하나는 꼭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선수입니다. 배짱이 한국 누구보다 두둑하거든요.그렇다고 이정도로 폭주할 줄은 전혀 몰랐지만(...)

한국형 농구의 장점과 단점을 다 확인하고, 협회도 까고 우리도 까고, 세선도 나가고, 대외적인 조명도 받은 좋은 대회였습니다.


참고로 이 기사 보고 삘 받아서 쓴거입니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ketball&ctg=news&mod=read&office_id=076&article_id=0002375024

좋은 기사더라고요.





그럼 ㅇㅂㅇ/ 프로아마 최강전을 보고 재밌으면 리뷰나 하러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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