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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집회 안 간 후기
게시물ID : sewol_328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36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7/20 10:43:11
광화문 광장에서 서명대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버님들 단식농성 시작하신 이후로 하루가 지날 때마다 경찰 병력이 많아지고 엊그저께는 침탈 시도도 있었기 때문에 서명지기들이 집회하러 가서 광장을 비웠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침탈 시도는 없었습니다만...

2학년 5반 준영이 아버님께서 저녁 6시경 탈진해 쓰러지셨습니다. 같이 단식하시는 아버님 말씀으로는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그냥 버티시다가 저녁에 갑자기 쓰러지셨대요. 다행히 응급의료팀이 상주하고 있어서 빨리 응급치료를 했는데, 이송할 구급차가 좀 늦게 왔어요. 이 더운 날씨에 쓰러지신 아버님을 들것에 실어서 횡단보도 앞에 한없이 세워두고 기다리는 모습이 정말 답답했습니다. 뭐 하자는 건지...

같이 단식중이신 다른 아버님은 허리가 아프시다고 해요. 침도 맞고 파스도 붙이셨는데 그래도 통증이 심하다고 하십니다. 같이 서명받는 자원봉사자 중에 간호사 선생님이 계셔서 여쭤봤는데 아마 하루종일 정자세로 앉아 계셔서 그럴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허리 아프면 앉아 계시지 말고 똑바로 누워서 허리에 뭘 받치고 계셔야 한다는데, 같이 단식하시는 분들이 앉아계시니 아버님 혼자서 누워 계시려고 하실 것 같지 않습니다. 

어제 19일이 단식농성 6일째, 오늘 20일이 일주일되는 7일째입니다. 아버님들이 다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거예요. 후덥지근하고 답답한 날씨에, 공기 안 좋은 광화문 한복판에, 자동차가 지나가면 덜덜 흔들리는 땅바닥에서 천막 쳐놓고 모기와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며 밤에 잠은 어찌 주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9시 반쯤 서명 마감하는데, 서명대 접고 정리하고 돌아설 때마다 발길이 안 떨어집니다.

그래도 어제는 집회가 있어서, 그 전후로 관심 있는 시민분들이 많이 오셔서 서명도 하시고 전단이랑 스티커도 받아가셨고, 광장에서 김동협 학생 동영상을 계속 방영해서 지나가시던 분들도 모두 멈춰서서 한 번씩은 봐 주셨어요. 동협이가 "나는 살고 싶은데!"라고 외칠 때마다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납니다. 동영상 방영하는 옆에 오후 내내 서 있었는데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질 것 같지 않습니다.

어제 광화문 광장 와주신 시민분들, 서명운동 지원나와 주신 서명지기들, 그 외 관심 갖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21일 월요일부터 어머님들 열 분 추가로 단식 들어가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21일부터 한 달 동안 임시국회 열린다고 합니다.
이 분들 한 달동안 단식하시게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96일째, 세월호 가족들의 "별마중" 9일째, 단식농성 7일째. 희생자 294명, 실종자 10명 구조자 0명.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밝혀져 처벌받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영원히 없도록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모든 조치가 취해지고... 그래서 세월호 참사가 정말로 끝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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