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102동 여자는 망원경으로 맞은편 103동 남자를 훔쳐본다
103동은 한 손에 대본을 쥐고 연기를 한다
제임스 본드가 되었다가 안톤 쉬거도 된다
어느 날
모피와 금목걸이를 흔들어대며
한 여자가 103동에게 찾아왔다
103동은 몸을 대준다
다음날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다른 여자가 103동에게 찾아왔다
103동은 몸을 섞는다
어느 날
102동은 103동의 문을 두드렸다
이제 모든 연구가 끝났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당신을 현미경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사랑을 연기하는 짓은 그만둬요
103동은 대답했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요
나조차도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상태로 거울을 보기가 두렵습니다
102동은 아직도 103동을 사랑하는 척하며 살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103동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