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라면.
어찌어찌 하다 보니 GP라는 곳에 들어 가게 됬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거기서 1개 소대 병력만으로 4개월을 지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휴가/외박도 못나가고 한겨울 4개월을 GP에 짱박혀 있었습니다.
GP 들어가는 부대는 특성상 소대에 취사병이 1명씩 있는데 나름 친하게 지냈었죠.ㅎㅎ
어차피 2~30인분씩 밥을 하다 보면 맛음치가 아닌 한 레시피 따라 적당히 하면 그럭저럭 먹을 만한 맛이 나는데..
이녀석이 귀찮다고 간마늘을 써야 하는 곳에도 그냥 통마늘을 투척 해 버리더군요.
...
실제로 2~30인분에 들어갈 양의 통마늘 빻는게 보통 일이 아니긴 하지만..=ㅅ=;;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고 마늘이 제대로 들어간 고기 요리도 먹고 싶기도 하고 해서 취사장 구석에 앉아서 마늘이나 빻았습니다.
최전방이란 곳은 대가리 큰 사네놈들이 십자수를 뜨게 할 정도로 심심하면 뭐든지 하는 곳이다 보니..=ㅅ=;;;;;;;;;;
그렇게 마늘을 한냄비 정도 빻아 놓고는 다음 고기 매뉴 나올때 꼭 넣어라고 당부 한 후에 배고파서 컵라면 먹을려는데..
마침 빻아 놓은 마늘 한냄비가 보이더군요.
밥숫가락으로 듬뿍 퍼다가 그대로 컵라면에 투입ㅋ
먹을땐 그냥저냥 못먹을 음식도 아니네..생각 하고 먹었는데..
먹고 나니 몸에서 열이 불끈불끈ㅋㅋ
한겨울 강원도에서 전투복 하나만 입고 돌아 다녀도 별로 추은걸 못느낄 정도 더라구요ㅎㅎ
그 이후 일주일에 한번씩 취사장 창고에 기어 들어가서 알 굵은 마늘 5~6개씩 들고 나와다 알아서 빻아다가 라면에 투척해서 먹음ㅋ
보통 겨울에 감기를 꼭 한번은 엄청심하게 걸려서 일주일 정도 고생 하는데 그 해는 감기도 안걸리고 무사 통과 했었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