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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의) 저는 아이유 제제 논란이 화난다기보단 씁쓸하고 슬퍼요
게시물ID : star_328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니거긴안돼
추천 : 10
조회수 : 911회
댓글수 : 82개
등록시간 : 2015/11/05 19:44:54
제가 좋아하는 동화 중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는 책이 있어요.
 
가난한 동네에서 학대 받고 방치된 아이들 이야기를 쓴 동화예요.
 
거기서 호용이라는 남자애가 나오는데 부모님이 두 분 다 안 계셔서 다른 집에 맡겨져요.
 
근데 호용이에 대한 묘사를 읽어보면 호용이는 기본적인 규칙 같은 것도 잘 모르고(예를 들면 밥 먹고 이를 닦아야 한다거나) 어리광도 심해요.
 
이제 아홉 살인데 네 살짜리랑 비슷하다는 말도 나와요. 지금까지 호용이 주변에 보살펴 줄 어른이 없다보니 그렇게 자란 거예요.
 
 
호용이는 제제처럼 욕설을 하거나 심한 장난을 치진 않지만 둘 다 제대로 보살펴 주던 어른이 없어서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건 같아요.
 
제제가 욕하는 거, 장난 치는 거, 주변에서 좋게 바로 잡아줄 어른이 있었다면 그만큼 심해졌을까요?
 
제제가 그러는 건 당연한 거예요.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는데 허구한날 집에서 보는게 그런 것밖에 없으니 당연히 그렇게 행동하죠.
 
가정 폭력을 일삼는 아빠 밑에서 자란 애들이 자기 동생을 똑같이 두들겨 패더라는 얘기도 있어요.
 
그 애가 성격이 못되서 그런 게 아니에요. 밖에선 얌전하고 예의 바른데도 그러더래요.  보고 자란 게 그것밖에 없으니 똑같이 행동하는 거예요.
 
아동 학대 받는 아이들은 어느 정도 이중성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아이다운 순수함은 남아 있지만 학대로 멍든 부분도 같이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되바라지고 건방진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제제의 의도는 순수했어요. 야한 노래를 부른 건 아빠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였고 스타킹으로 뱀 장난을 친 건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걸 보려는 애다운 장난이었어요.
 
누가 제제한테 그런 말은 나쁜 거야, 심한 장난을 치면 안 되는 거야, 아무리 화가 나도 욕설은 하면 안돼, 이래준 사람이 있어요?
 
이런 이중성은 매력 있는게 아니라 슬픈 거라고 생각해요. 그 애가 갖고 싶어서 가지게 된 게 아니라 폭력 속에서 억지로 떠맡게 된 거잖아요.
 
 
아마 아이유는 제제의 이중성이 반전 매력이나 또 다른 얼굴 같은 걸로 해석한 것 같아요.
 
문제는 제제가 자신의 의지로 이중적인 매력을 보여준 게 아니라 학대 속에서 저도 모르게 순수함의 한쪽을 상실했고, 그게 이중성으로 드러났다는 거죠.
 
아이유 노래를 보고도 너무 슬펐던게 아무리 애들이 저렇게 고통 받아도 그걸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였어요.
 
제제나 호용인 마음에 병이 들어서 저렇게 행동하는 건데 그걸 여전히 이해 못해주는 사람이 있겠구나 싶어서 너무 슬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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