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매거진 2580은 30일 밤 방영된 "원전, 미공개 계약 조건"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한국 정부가 UAE(아랍 에미레이트 공화국)으로부터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하면서 무려 1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UAE에 빌려주기로 한 이면 계약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시사매거진 2580 취재진은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까맣게 모르는 미공개 계약조건이 있었다"고 밝히고 현재 원전 공사 진척에 차질이 빚어져 작년 연말까지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이 열려야 했지만 현재 기공식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UAE 원전플랜트에 100억달러를 빌려줄 계획이다"고 보도한 내용을 소개하고 우리 돈으로 약 12조원에 달하는 "수출입은행 역사 상 가장 큰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동안 20조원이 넘는 원전 건설비용은 UAE가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한국은 건설만 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나, 계약이 체결된 후 거의 1년이 지나서야 건설비용의 절반 이상인 약 10조원을 한국이 빌려줘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UAE 원전 계약 체결 직후인 지난 2009년 12월 30일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출석해 "턴키베이스로 200억불 나왔다 하는 건 이 지구상에서 처음입니다"라면서 "10년만에 돈 벌고 빠져나오는 건 굉장히 해피한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이어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작년 12월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UAE와 계약 내용 자체가 저희가 반 정도 파이낸싱(금융조달)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라고 밝힌 내용과 수출입은행이 한 여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UAE 원전에 대한 수출입은행 금융 지원 규모가 수주금액(186억원)의 약 50% 수준인 90~110억불로 예상"이라고 쓰인 대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사매거진 2580 취재진은 "한국이 원전 건설비용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주기로 한 것은 한국이 한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이를 1년 이상 공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더욱 심각한 문제는 UAE에 대출해줄 100억달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그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수출입은행이 해외 전기발전 플랜트로 대출해준 수출금융 규모는 지금까지 총 10개국에 21억달러가 전부"라면서 "그 규모가 전례없이 크고 대출기간이 28년으로 너무 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UAE에 대출해 줄 자금을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경우 무디스 국가신용등급이 AA인 UAE에 비해 신용등급이 A인 한국이 더 비싼 고금리로 조달해서 싼 금리로 빌려주는 역마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원전 수주를 계기로 특전부대를 UAE에 파병하고, 소말리아 해적을 국내로 압송하는 데 UAE 왕실 전용기를 사용하는 등 한국과 UAE는 국제사회에서 보기 드물게 매우 긴밀한 우호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시사매거진 2580 '유튜브'에서 다시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KLqWRm5umMI&feature=player_embed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