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우울증까진 아니지만 감정의 기복이 굉장히 심한편이어서 요즘엔 오유에서 그나마 피식이라도 웃고 있습니다. 친구는 디시인사이드 하는데 나 오유한다 했더니 거긴 너무 시사적 색채가 짙어졌다고 하더라구요. 뭐 그건.. 뉴스를 보면 어느 사이트나 마찬가지일거 같네요. 이번수능친 많은분들 이제 등록금 내고 슬슬 추가합격자 발표가 나고 있겠죠. 저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가족이나(부모님들 항상 하시는말씀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사니까 너라도 성공해라.) 친척들 기대가 굉장히 컸죠. 가뜩이나 사촌형 중 한명이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편이었는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그저그런 대학교에 가서 그것까지 겹쳐진것 같았죠. 공부할땐 몰랐는데 이제 대학쓰고 발표날때쯤되니까 전화가 막 오는것이 어깨가 무겁더라고요 어린나이에도. 부모님보다 더 관심가지는 이모도 계시고, 친척형은 발표날짜 딱딱맞춰 전화해서 묻고. 설날에 얼굴마주하고 대학얘기하기가 싫을정도로요. 집안사정이 어려워서 사립대는 일찌감치 생각을 접고 가까운 사범대 영어교육과, 시립대 국제관계학과, 외대 영어 통번역학과 세개 썼습니다. 외대는 사실 그냥 버렸어요. 다군에 정말 쓸데가 없어서. 영교를 붙었습니다. 시립대는 후보더군요. 근데 7명뽑는학과에 후보 18번. 포기했습니다. 그냥 지방사범대 선택하고 등록금도 엊그제 냈습니다. 저는 국제기구에서 일하는게 오랜 꿈이었습니다. 언젠가 방송인 김혜자씨의 '이 아이들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라는 책을 읽고 아 내가 할일은 바로 이거구나 생각이 들어서 고등학교 와서 항상 그 꿈을 잃지 않고 있었죠. 사실상 저는 시립대 국제관계학과에 가고싶었습니다. 가장 관련깊은 학과니까요. 사범대는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시는 부모님의 기대를 '내인생 내가살겁니다' 하고 뿌리칠수 없어서 썼어요. 그리고 혹여나 시립대 떨어진다면, 국제기구쪽이면 아무래도 영어를 잘해야할테니 영어교육과를 지원하면 경제적인 안정뿐만 아니라 장래희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구요. 서울소재 대학교를 떨어졌으니 아무리 사범대라지만 소위 '지잡대' 를 가는거니까 장학금받고 갈수있겠지 부모님이 기대하셨습니다. 하지만 장학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지잡대라지만 요즘 사범대의 경쟁률을 몰라주시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는데 시간이갈수록 저만 비참해집니다. 내가 3년간 공부해서 겨우 지방대를 가는데 장학금도 못받고 가는구나. 서울소재 대학은 꿈도못꾸게 되는구나.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그렇지만 저는 아 내가 공부 좀더 했으면 더좋은대학교 갈수있었을텐데 후회하진 않습니다. 1년전으로 돌린다 하더라도 아마 지금과 결과가 같을겁니다. 내가 이때 이랬으면, 하고 생각했던걸 다 했다면 세상에 잘나지 않은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다만 저는 흐려져가는 제 꿈과, 제가 믿고있던 그 꿈의 가치에 대해서 점점 확신이 없어져갑니다. 시립대 국제관계학과를 가게될지라도 어차피 졸업하고 바로 국제기구 들어갈수 없는데,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그런과를 나와서 무슨일을 할까, 경제적으로 안정될수 있을까, 그래, 차라리 선생님해서 경제적으로 안정된다음에 내꿈은 그때가서 다시생각해도 늦지않다. 20대가 내인생의 전부가 아니니까. 고등학교 시절 힘들고 짜증났지만 지나고보면 별거 아닌것처럼 대학생활도, 내 20대도 그럴거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생각 하면 할수록 참 그게 자기합리화 하는거 같아서 비참해지기만 하는겁니다. 어머니는 장학금 못받은걸로 너무 상심하지 말라 위로의말씀 하시지만 전 지금까지 제가 믿어온 저의 인생에 대해서 비참함을 느끼고 있는데요. 남들은 교사만 목표로 죽도록 공부해서 임용고시 치러도 교사가 될까말까한데 저는 별다른 뜻도 없이 그저 원하는목표를 이루지 못했기때문에 잠시 돌아 거쳐가는곳이다, 생각하면서 교사나 할수있을까. 생각 정말 많이 했지요. 제가 가장 두려운건 교사가 되었을때 그 상황에 만족하고 지금의 이 꿈을 잃는것입니다. 만약 교사가 되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가정이 생기고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생긴다면, 가정에, 직장에 치이면서도 내가 꿈을 운운할수 있을것인가. '그래 남들 하고싶어도 못하는 교사 생활 하고있는것만으로도 성공한거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꿈을 가슴한켠으로 밀어넣진 않을까. 어머니가 대학가기 싫으냐? 라고 물으시는데 아무대답 못했습니다. 대학은 가야겠죠. 하지만 전 아직 20살입니다. 남들은 말도안된다 코웃음치는것이라도 꿈이라고 품고 무모하리만치 달려들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돌진할 용기와 자격이 있는 20대. 그런데 그 기회가 당장 다가오진 않네요. 당장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싫든 좋든 죽도록 매달려 중턱에라도 올라가야겠죠. 영어교사를 한다고해서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길이 막힌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뜻이있는곳에는 반드시 길이 있을테니까요. 대학 다떨어지고 재수할 돈이없어서 막노동을 한다해도 길은 분명 열려있을겁니다. 위에 말씀드린 그런 자기합리화와 그에따른 두려움 아직은 능숙하게 다룰수 없는 어린나이이지만 그 어린나이이기에 또 한켠에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글쓰기전에 굉장히 암울했는데 다 훌훌 털어버리고 나니까 후련하네요. 세상은 넓고, 길은 무수합니다. 갈길이 없다면 수풀을 헤치고서라도 가면 될겁니다. 전 아직 그럴 힘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청년이니까요^^ 전 반드시 국제기구에 들어갈겁니다. 임용고시, 까짓거 대학4년 죽도록 공부해서 한방에 붙고 여고 선생님으로 가서 '인기많은 젊은남선생님'도 되어보고, 예쁜 아내 얻고, 그리고 때가 되었을땐 과감히 뿌리치고 꿈을향해 나아가겠습니다. 30대든 40대든, 꿈이있는한 언제나 사람은 젊은법이랬으니까요. 반1등, 수능대박 같은 소소한 꿈이 힘든 고등학교 3년의시간동안 저를 이끌어왔다면 이제 죽을때까지 제 앞길을 뚫어줄 꿈을 가지고 남은인생 멋지게 살아보렵니다. 반드시 꿈을 이뤄서 세계평화에 기여하겠습니다. 제이름은 박유정입니다. 몇십년후에 tv에 반드시 나올것이니 기억해두세요^^ 꿈을 이루고 오유에 영문으로 이만큼의 글 쓰겠습니다. 오래동안이나마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웃는낯으로, 밝은 글로 인사하겠습니다. 저는 당장 1시간후의 일도 모르지만 반드시 제 인생이 성공하리란걸 믿습니다. 믿는대로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요. 제 믿음에 응원의 한마디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