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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 가난한 자를 죽여라
게시물ID : readers_328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틴K
추천 : 4
조회수 : 30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12/27 19: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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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헤밍웨이의 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달빛이 어쩌구 그런거 쓰지 마요. 옥탑방에서 쫄쫄 굶으면서 글쓰는 그런 예술가 부류 나는 정말 혐오하니까."

  그렇다. '그들'은 가난에 중독된 것이다. 달콤하고 따뜻한 절망의 맛에 길들여진 것이다. 처음에 우울은 그들의 가면이었지만 점차 가면은 얼굴이 되었다.

  가난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가난하다는 알맹이 없는 제스쳐를 반복하는 것과 글을 위해 삶을 거짓으로 희생하는 것 또한 그는 참을 수 없었다. '그들'은 가난을 모욕하고 있다.

  그래서 헤밍웨이는 무덤에서 일어나자마자 출판사에 들이닥쳤다.

  그는 자신의 아가리에 넣었던 장총을 들고선 그동안 쌓인 인세를 뱉을 것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아연실색하며 일단 사내 금고를 털어 인세를 지급했다.

  그가 두꺼운 가죽 가방 2개에 인세를 담아 들었다. 출판사에서 나와보니 스포츠카가 보이길래 불러 세웠다.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차주의 뺨따귀를 후려갈긴 뒤에 인세가 든 가방 한 개를 던져주고는 그대로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가방에는 작은 쪽지가 들어 있었다. 
  "baby dollar for free never spent"

  거칠게 악셀을 밟으면서 <파이트 클럽>에서 자신에 대해 중얼댔던 브레드 피트인가 뭔가하는 작자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가난한 자와 가난을 요구하고 만드는 작자들을 죽이는 것.
  
  그는 대학 방향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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