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축함'이자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미국의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DDG-1000)'호가 조만간 진수식을 갖고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AP통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줌왈트호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 데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유도되는 장거리포를 30분에 600발 이상 발사할 수 있는 막강한 화력을 갖췄다.
또 155㎜ 구경의 함포는 사정거리가 160㎞로, 웬만한 단거리 미사일보다 멀리서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배 뒷면 갑판에서는 헬리콥터와 무인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하고 엔진 소음을 차단해 대테러 작전, 기습 공격 등의 은밀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배 앞면은 고속 항해 시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래쪽으로 뾰족하게 설계됐다.
배의 길이는 기존 구축함보다 30m 더 길다. 첨단 자동 항해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필수 승선 인원은 기존 구축함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 국방부는 원래 줌왈트급 구축함을 20척 이상 건조하려 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하지만 건조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바람에 계획을 바꿔 3척만 만들기로 했다. 줌왈트호의 건조 비용은 기존 구축함의 3배인 35억달러(약 3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부는 줌왈트호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군사 대국화에 나선 중국을 견제하고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줌왈트호는 당초 지난 19일 메인주의 배스 아이언 웍스 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폐쇄)으로 일정이 늦춰졌다.
줌왈트라는 명칭은 지난 1970년 49세에 최연소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된 엘모 줌왈트 제독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해군 내 인종차별을 없애고, 최초로 여군의 승선을 허용하는 등 해군 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줌왈트호에 이어 건조되는 DDG-1001호와 1002호는 지난 2006년 이라크 전쟁 당시 사망한 해군 특수부대의 마이클 몬수르 대원과 해군 장교 출신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각각 명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