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부터 이 문제로 댓글을 계속 남겨온 사람으로써
게시판 분위기가 바뀌고 여론이 급전하면서 대다수의 어그로꾼은 자취를 감추고,
일부 멀쩡한 사람들만 남아서 역차별을 토로하는 상황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반대쪽 의견이 역차별을 당한다고 느끼시는 분들,
그리고 아직까지 잔류하는 어그로꾼들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분들,
양쪽 다 조금씩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아래 사항에 유의하면서 남아있는 논쟁을 하시면
조금은 불필요한 논쟁을 줄여볼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하고 싶습니다.
1. 이 논쟁이 반드시 팬 vs 안티팬의 대결구도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이슈든 의견이 강하게 충돌하면 양쪽 모두에게서 격한 표현이나 극단적인 사람들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 자체는 항상 서로 경계해야한다고 봐요.
하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쪽을 '팬질' 혹은 '안티질'로만 매도합니다.
일단 저부터가 팬도 뭐도 아니에요. (이 논란 전에는 아이유 신곡 단 하나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어요)
또 아이유 비판하시는 분들도 단순히 아이유가 싫어서 그러는게 아닐 수 있어요.
이건 양쪽 다 유의해야 합니다.
당신의 의견을 반박한다고 극렬 아이유 팬이 아니고, 아이유 비판한다고 다 시기심에 눈이 먼 안티팬도 아닙니다.
서로 반박을 하더라도 이런 표현은 삼갑시다.
2. 아이유 비판하면 무조건 ㅁㄱ, ㅇㅅ충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시각이 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이런 식의 발언은 분명 자제해야합니다.
다만, 저런 발언을 아무 근거없이 갖다댄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논란의 핵심을 크게 벗어난 겁니다.
사람들이 비난론자들에게 분노했던 건 '제제'라는 곡이 아이유 본인의 해석과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유로워야 할 해석의 여지가 '아동성애, 성도착증' 프레임을 아무에게나 덧씌우는 폭력적인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프레임을 만드는데 근거로 사용된 논리와 자료들은 오유에서 논란이 있기 훨씬 있기 전부터 ㅁㄱ이나 ㅇㅅ쪽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죠. ㅁㄱ과 ㅇㅅ를 함께 거론하며 비판하는 이유는 "아이유를 비판하면 ㅁㄱ, ㅇㅅ"라는 논리에서가 아니라 그 쪽에서 만들어진 자료를 근거로 비판론을 펼치시는 분들은 결국 그들이 원하는 논란을 키우는게 일조한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클리셰 운운하는 것부터가 애초에 오유에서 자발적으로 사용된 표현이 아니라 유입된 표현입니다.)
그래서 그런 자료와 무관하게 불편함을 느끼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신 분들이 함께 싸잡아 욕먹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근데 자세히 한번 살펴보세요.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욕을 먹는게 아니라 십중팔구는 그 와중에 꼭 ㅁㄱ, ㅇㅅ 자료를 거론하며 물타기하는 사람들이 껴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아무에게나 ㅁㄱ, ㅇㅅ충이라고 싸잡아 말하는 것도 매도이고,
아무에게나 ㅁㄱ, ㅇㅅ충이라고 몰면 다냐라고 공격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매도입니다.
두가지 표현 다 지양되어야 합니다.
3.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라는 큰 전제를 벗어나지 맙시다.
예술작품도 표현의 자유고, 비판도 표현의 자유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죠.
'[누구나 공감할만한]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야기할 때'
'잘못된 사실관계를 가지고 비난을 할 때'
결국 이 사단의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이 두가지 예외를 남용했기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내 의견은 어디까지나 내 의견이어야하는데 "님들은 왜 안그래요? 이게 괜찮단 말이에요?'"라고 묻는 것 자체가 잘못된 태도입니다.
남들의 주장에 반박하고 싶으면 그 주장의 근거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면 됩니다.
"난 이렇게 느꼈는데 왜 아니라고해요?"는 반박이 아니라 응석이에요.
만약 그 주장이 잘못된 사실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관이면 반드시 생각의 차이로 인정해주셔야 합니다.
이 역시 양쪽 분들이 똑같이 지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길면 읽어주시는 분들 적을거란걸 알면서도 길어져버렸습니다.
그래도 아주 조금이나마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