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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
게시물ID : sisa_2182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into
추천 : 0
조회수 : 4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8/06 11:31:09

저는 평생을 같이한 사랑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아내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그를 사랑하는거 1/10 정도만 저를 사랑해 보세요."


오해하지 마십시요.
사랑의 색깔이 달라서 그렇지
저는 아내도 무지무지 사랑합니다.


살다보니 팬클럽이란게 다 생깁니다.
이 모든게 그 친구 덕이지요.
그 사람덕에 죄없이 큰집도 들락거렸지만.
저의 단심을 알아주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저는 전라도 부안에서 태어났지만
젊어서부터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했답니다.
그 당시엔 지방색이 대단했습니다.


말도 마세요.
그 편견과 냉대!


모사꾼들이 지방색을 부추겨 정치하던 그 시절,
망국적인 지방색이 절정에 달했던 바로 그때,
저는 아주 특별한 남자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저는 그동안 모든 사업가가 그러하듯
이익창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제법 탄탄한 사업체들을 일궜습니다.


지나고 보니 하늘이 제게 많은 물질을 주심이
"이때를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남자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옆에서 그 남자의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를 떠나지 않은 것은
그가 가는 방향이 항상 옳았고
흔히들 호남 사람들 신의 없다고 폄하하는데
"신의 있음" 을 제가 증명하고도 싶어서
힘닿는 데까지
아무 조건 없이 그 남자를 도왔습니다.


저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떠난다 해도
그 옆에 최후로 남아있는 한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그는 그럴만한 자격과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외롭고도 험난했던 지난시절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직을 마치고 마침내 胎를 묻은 고향에 도착했습니다.


"생애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 는
그를 보며 저도 참 좋았습니다.
그냥 바라만 봐도 덩달아 행복했던 시절입니다.


그가 그렇게 맘 편히 휴가를 즐긴 건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겁니다.
둘이 동심으로 돌아가 풀 썰매도 타고
그리고 맨발로 냇가에서 물수제비도 떴습니다.


참 놀라운 건 찌라시들의 선동에 눈이 가렸던
시민들이 그 남자의 가치를 알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미어터지게 그 남자의 마을에 몰려들었습니다.


솔직히 그 남자도 놀랐고 저도 놀랐습니다.
저는 그가 추구했던 가치가 늘 옳았기 때문에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줄은 알았지만
그 시기가 그렇게 빨리 올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퇴직하고 아무런 힘이 없던 그 사람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으니
검은 손이 서서히 그를 조여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 맹세코 저는 그로부터 물질의 도움을 받은 게 없습니다.
그에게 폐가 될까 싶어 그의 임기 기간 중에
사업체도 키우지 않았고
세무감사 꼬박꼬박 받았고
제 골프장이 전국에서 세금도 제일 많이 납부했답니다.
설마 지방에 있는 제 조그만 골프장이
전국에서 가장 성업 중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으시겠지요?


이유는 단 하나.
아무런 기반도 없는 그에게
털끝만큼이라도 짐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치졸하고 더러운 자들이 저를 죄인으로 만들더라구요.
제 회사들은 주주가 저 혼자입니다.
수많은 투자가들인 주주들의 돈을
개인 돈처럼 쓰면 안 되는 그런 회사가 아니고
"1인 주주" 인 개인사업체입니다.


제 돈을 제 맘대로 좀 썼습니다.
그게 죄가 되나요?
제가 마약을 했습니까?
도박을 했습니까?
이권청탁을 했습니까?


먹고 사는 데 힘이 들면
대장을 닮아 자존심이 억수로 센 사람들이지만
자칫 검은돈의 유혹에 넘어갈 수 있으니까
힘 있는 자들에 줄을 대는 이권청탁도 아닌
그 남자를 지키고 싶어
그 주변의 백수된 사람들 먹고살라고 내돈으로 도와주었을 뿐입니다.


임기 중에도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던 사람인데
있다 해도 그런 힘 쓸 사람도 아니지만
더구나 퇴임 후 무슨 힘이 있다고
제돈을 제가 쓴걸
그걸 "공금횡령"이란 흔하디흔한 이름으로 둔갑시켜
정치 검사들이 저를 교도소에 보냅디다.


"악성뇌종양" 을 앓고 있는 제가
자기 때문에 죄도 없이 수감되는 걸 보고
그는 정말로, 정말로, 미안해하고, 가슴 아파 했습니다.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았다" 고….


야비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그 남자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하나 옥죄는데 기가 찼습니다.


찬란하고 아름답던 봄날!
"봄날이었는데도 봄인 줄 몰랐던"
그가 국민들을 울리며 영원한 세계로 떠났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마치고…
아직도 그 남자의 부재를 인정할 수 없어 슬펐습니다.
"당신의 뜨거웠던 삶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힘든 고통도 나누려 했습니다."


이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자고 했던
"평생의 동지" 였고 "친구" 였던 그에 대한 마음을
박석에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아픕니다.


저 노란 꽃길을 따라 떠났을까요?


내 삶을 바쳐 사랑한 사람!
보고 싶은 사람!


당신의 선택을 원망합니다.
그러나 이해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내 영원한 동지


노!
무!
현!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남자가!!!
- 강금원

 

바보 노무현의 영원한 후원자였던 바보 강금원..
그 분 역시 그가 가장 사랑했던 친구 곁으로 떠났습니다..


대한민국의 봄날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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