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 어떤 장면이 있냐면,
학대받는 아이니까 당연한 얘기겠지만, 매 맞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제제가 풍선인가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누나가 풍선을 다 발기발기 찢어버립니다.
분노에 가득찬 제제는
누나에게 몇차례고 '갈보' '갈보같은 년'이라고 쏟아붓습니다.
그러다 형한테 엄청 맞았을 겁니다 아마.
사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 아니면 6학년이었을 텐데,
갈보란 말을 알리가 없잖아요. 근데 선생님이나 엄마한테는 물어볼 용기가 안 났습니다.
이거 딱 봐도 위험한 말인데 싶어서 말이죠.
그래서 혼자 사전을 찾아보니까,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였던 겁니다.
참 복잡했습니다 왜냐하면 창녀나 갈보가 정확히 어떤 수준의 언어폭력이 되는지
가늠이 되질 않으니까요, 그냥 심한 말인가보다 했습니다.
아까 뭐 출판사 관련한 게시물의 댓글에도 같은 얘기를 적었지만,
만약에 제가 여기서 어떻게 '갈보'라는 말이 나오는 책을 아이들에게 읽히게 하는지,
애들이 따라하면 어떡하냐, 라며 이 책을 어린이 권장도서에서 끌어내려야겠다고 주장한다면
저를 바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소설에는 맥락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당연히 맥락을 보고 비판해야 하는데,
'갈보'라는 말이 나왔으니 책을 불태우자고 하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