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아이유 '제제' 논란이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아서 일까. 평론가 허지웅이 또 한 번 입을 열었다.
그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중에 해석의 자유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데뷔해 가요산업 안에서 성장해온 아이유가 성인 소비자들의 시선에 의해 억압받아온(동시에 이용한) 주체로써 제제 혹은 밍기뉴를 인용하고 스스로를 동일시할 자유 또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군가가 소아성애를 저지르거나 옹호하면 법적인 근거를 들어 처벌하면 된다. 자기 눈에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 이것을 소아성애에 대한 찬성이냐 반대냐로 무작정 환원하여 겁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적었다.
그 중에서도 ‘자기 눈에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라는 대목은 허지웅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은 다수를 겨냥하는 발언인 듯하다. 허지웅의 눈에는 아이유의 '제제'가 납득될 만하고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모양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허지웅은 스스로 '찬성이냐 반대냐로 무작정 환원하여 겁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놓고 '자기 눈에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라는 표현은 아이유에게 쓴 소리를 하는 일부 대중을 이상하게 몰아가는 모양새다.
표현의 자유를 언급할 수 있는 건 예술가뿐인가. 대중은 '아티스트'라는 아이유에게 비난 또는 책임의 잣대를 들이댈 자격조차 없는 것인가.
근거 있는 비난을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그런 사람들조차도 예술에 무지한 것처럼, 윤리적이고 싶어 하는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평론가는 예술을 해석할 자격이 있고, 상대적으로 지식이 부족한 대중은 함부로 의견을 피력조차 할 수 없는지 의문이다.
아이유의 표현에 문제가 있건 없건,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공인으로서, 예술가로서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유는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가수다. 어린 나이에 노래실력은 물론, 자작곡 능력까지 갖춘 데다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 색깔을 드러내왔다. 그래서 아이유 이름 앞에는 '가수' '아이돌' 대신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이 붙어왔다.
아이유를 향한 비난은 그가 금기를 넘어서도, 그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아이유의 해명이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칭찬 받고 싶어서’라는 그의 해명글은 아이유가 앨범 준비에 급급한 나머지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간과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이처럼 설득력은 잃은 채 '표현의 자유'를 '예술'로만 포장해 버린다면 아이유가 '아티스트'로 불릴 자격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리고 이는 '제제' 논란 이후 아이유를 향한 비난이 발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강일권 음악 평론가는 이번 사태에 대해 "표현의 수위나 의도를 놓고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2차 해석이 얼마나 설득력을 지녔느냐, 또는 예술의 가치를 지녔느냐를 살펴보자는 이야기다"라고 지적했다.
소재원 작가도 "해석의 자유는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예술이라는 포장을 하고 대중에게 보여졌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이라며 "특히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통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유 '제제'는) 아동학대, 아동 성범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고 문제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