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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3310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unatic★
추천 : 6
조회수 : 34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02/28 23:11:37
그녀가 떠난지, 3주가 되어 가네요.
멍청하게도, 보내기 싫어서,
돈두 쥐뿔도 없는 처지에 어떻게는 잡아보려
주머니 털털 털어서, 가는 그 순간에 반지도 끼워줬건만.
다 헛수고 였어요.
의미 없는 삶, 눈을 감으면, 어두운 장막에 그녀의 잔상이 스치고.
눈을 뜨면,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의미없는 투정이란 걸 알았고...
그래서 뭔가에라도 빠져보려, 자격증 학원을 끊었습니다.
항상 아침에 들어가서, 저녁 늦게 나오는 일상.
하루 종일, 공부만 하다가, 가끔 그녀 생각날 때엔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더군요.
집에 돌아오면, 식당을 경영하시는 어머니는 늦게나마
못난 자식, 배라도 곯고 다닐까봐, 늦게라도 저녁을 챙겨 주십니다.
아...
항상 고생하시는 어머니, 왜 저는 당신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는지...
후회만 남는 삶.
언제나 그렇듯 저는 저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항상 그 자리인듯, 뭔가에 홀린 듯이 컴퓨터를 켭니다.
그때, 모니터에서 뭔가가 눈에 띄더군요.
녀석입니다.
인강을 들을 때나, 뭔가를 할 때. 항상 거슬리게,
모니터 위를 이리저리 활보하던 녀석.
2개월이란 시간의 정.
그래... 한낱 미물이지만, 너도 예전엔 누군가를 위해서, 열심히
일을 했겠지...
생식 능력이 없는, 그저 흔하디 흔한, 일개미인 녀석.
그리고 외로이 홀로, 왕국에서 벗어나,
모니터와 보안기 사이에 갇혀버린 녀석.
무리를 이탈해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녀석의 모습과
저의 모습이 갑자기, 겹쳐져 보였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그저 거슬린다는 이유만으로 녀석을 그렇게 증오했는데.
왠지 그 순간만큼은 녀석이 측은해 보이더군요.
신기하게도 갑자기 녀석은 모니터 중앙에 멈춰서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마치 저를 이해한다는 듯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그 시선이 어디로 향했는지, 느끼지도 못하지만.
왠지 저를 올려보며, 슬퍼하는 듯한 녀석.
그 순간, 녀석과 저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름도 지었습니다. 로빈슨 크루소...
이제 저도 외톨이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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