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없이 100% 실화 고고~!!

난 -군단 PX병이었음.

아시겠지만 간부에게 할당된 주류가 들어옴. 무지 쌈. 

근데 이게 간부에게만 할당된 것이 아니라 일반 사병에게도 배당이 됨.

한 달에 한 병이던가..분기에 한 병이던가

하지만 병사들은 아무도 모름 ㅋㅋ 

그래서 자연히 술은 남게되고, 그 배당은 PX병이 하게되며, 자연스럽게 숨은권력이 쥐어짐..

행보관이나 수송관이나 아무리 지랄맞은 부사관들도 술을 좋아하면 PX병에게는 친절함.

그 이유는,

부사관들이나 낮은 계급의 장교들에게는 그리 많은 술이 배당되지도 않을 뿐더러..

'저 김상사는 2박슨데 난 왜 한박스냐?' 

해도 

'이번달은 군단장님이 쓸어가셔서 정량정도밖에 안남았습니다. 먼저 오신 분 좀 더 드렸습니다.'

이럼 할 말 없음.

창고를 열어보라고 강수를 둔다면,

'이건 부군단장님 할당량입니다.' 이럼 끗.

그리고 찍힌 간부는 다음달부터 PX병의 소심한 복수가 시작됨..ㅋㅋ

그래서 대부분의 간부들은 회초리보다는 사탕을 선택함.

물론, 성격 안좋은 간부와 직속상관, 착하거나 친한 간부, 그 외 진짜 애국군인들은 할당량의 배 이상 챙겨드림.

(실제 행보관 따님 결혼식을 위해 1분기동안 조금씩 모아서 왕창 챙겨드렸던..ㅋㅋ)

그렇게 평화로운 병영생활은 지속되는데..

문제는 군단본부라 간부들이 많음.

주요 간부는 쓰리스타 원스타 대령정도고 중령은 부지기수하며, 

길가다 돌을 던지면 소령이 맞고 울 정도였음.

그래서 자연히 그들도 권위의식을 놓게 됨.

작은 에피소드로,

친한 중령 한 분이랑 같이 밤따러 다니고,

전투모 뒤로 쓰고 닭싸움 하고 그랬음.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됨.

역시 군대는 군대인지라, 절대 말실수 하지 않고, 경례도 따박따박 제대로 해드렸음.

위장군기라도 충성심을 표해드려야 더 잘 해주심.

그러던 어느 더운 여름날,

처음보는 소령나부랭이 하나가 탈탈탈 들어옴.

나는 예하 부대에서 잠깐 온 간부로 판단함. ( 이 부분이 미스...)

그래서 난 군단의 위엄을 알려주기 위해,

중사용 경례를 날림. 

근데 음료수세트나 골라야 할 소령나부랭이가 술을 좀 달라 함.

'소속이 어디십니까?' 라는 질문에 답변을 받고, 

연명부를 뒤졌는데 그 소령 이름이 뙇!!

하지만 그 날이 월말이고, 

단장님, 중대장, 주임원사에게 술을 퍼 준 다음 시점이라 술이 없었음.

그래서 난 대충 꺼지라는 제스쳐를 취해드렸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약간의 미소와 함께 

'이번 달 술은 다 나갔습니다. 다음주에 도착합니다. 낄낄' 이런 뉘앙스로 ㅋㅋ ㅅㅂ

그리고 그 낄낄 다음의 결과는 여러분들이 예상하시는 바와 비슷함...

멱살을 뙇!

쌍욕을 뙇!

영창드립을 뙇!

싸대기를 뙇!

예상치 못한 전개에 난 넋이 나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데 그거 암?

싫어도 싫은 내색 못하는거..

멱살을 잡힌 채 정신을 차린 후 난 생각함.

'싫은 내색이나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 안 돼!'

그래서 아직 멱살을 잡힌 채, 쓰라린 뺨을 달래며, 최대한 죄송한 표정을 지음.

상당히 기분이 오묘했음.

암튼 여차저차 마무리 됨

.

그 소령포풍이 지나고,

난 다시 멘붕 후유증에 빠짐.

PX문을 닫고 창고에 가서 

내일 행보관님께 바칠 술 위에 누워서 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같이 PX병 같이 하던 선임이 '담배 한 까치'를 줌.

그래서 한 대 폈는데, 손에서 아버지 냄새가 나서 2차 오열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결과 난 7년 째 흡연중..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