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황제소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과거 당당했던 검찰의 모습이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검사들의 기개(?)를 볼 수 있다며 지난 2003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의 검사들과의 대화’ 동영상을 돌려보고 있습니다. 당시 평검사들은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대통령 면전에서 거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우병우 전 수석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다소곳하던 검사들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라는 네티즌들의 평입니다.
당시 검사들과의 대화 중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허상구 검사는 토론의 달인인 대통령과의 토론은 무의미하다고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토론의 달인입니다. 저희들은 토론과는 익숙지 않은 그야말로 아마추어들입니다. 검사들을 토론을 통하여 제압하시겠다면 이 토론은 좀 무의미하지 않습니까?”
노 대통령 “제가 잔재주나 가지고 여러분들하고 대화해서 여러분들을 제압하려고 하는 그런 인훔의 사람으로 좀 비하하는 그런 뜻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상당히 모욕감을 느끼지만 토론에 지장 없이 서로 웃으며 넘어갑시다”
박경춘 검사는 고졸인 대통령에게 대학 학번을 물었습니다.
“과거에 언론에서 대통령께서 83학번이라는 보도를 봤습니다. 혹시 기억하십니까? 저도 그 보도를 보고 내가 83학번인데 동기생이 대통령이 되셨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노 대통령 “대통령의 개인적 약점, 신문에 난 것, 그것을 오늘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죠. 그 얘기를 거론하는 것은 그냥 아마추어라서 그렇다고 한다면 그럼 검찰에 관한 문제도 아마추어답게 하셔야죠”
김영종 검사는 노 대통령이 취임 전 검찰에 청탁전화를 했다며 취조하듯이 캐물었습니다.
“대통령 취임하시기 전에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뇌물사건 관련해서 잘 좀 처리해 달라는 이야기였는데요. 그때는 왜 검찰에 전화를 하셨나요?
여기서 그 유명한 ‘이쯤 가면 막하자는 거죠’라는 말이 나옵니다.
노 대통령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죠? 청탁전화 아니였습니다. 잘 봐주라 못 봐주라 청탁전화가 아니고, 그 검사도 이 토론을 보고 있지 않겠습니까? 얘기를 한번 들어주십시오. 그뿐이었습니다.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보다 조금 잘 안다고 믿을 만한 사람의 얘기를 한번 들어주는 정도, 그것이 청탁이고 그것이라면 그렇죠?”
네티즌들은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대통령을 몰아붙이던 검찰의 기개는 어디가고 정권 실세 앞에서 두 손을 모으는 지경이 됐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우병우 전 수석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