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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 밥먹으며 대화하는 도중
게시물ID : humordata_11433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의마법사
추천 : 14
조회수 : 170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2/08/09 16:40:06


어머니께서 오늘 양평으로 놀러가셨다.


어제 약주를 많이하신 아버지, 일다녀온 누나, 백수인 나 셋이서 점심을 먹게되었다.


누나는 동네 상가지하에 있는 반찬가게에서 오뎅볶음, 닭강정, 계란말이를 한봉지씩 사왔고


아버지를 위한 맛있는라면 하나를 끓여 상을 차렸다.


아버지께선 입맛이 없으셨는지 라면을 몇번 휘적휘적 저으시고 몇번 덜어드시더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누나와 나는 아버지께서 남긴 라면과 밥, 반찬을 싹싹 긁어 먹었다. 배가 불렀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누나는 나에게 물었다.


"어제 수박사온거 괜찮니?"


어제 어머니와 함께 마트를 가서 장을 보고 왔다. 수박 한통을 살까 하다가 반통만 샀다. 색이 벌건 것이 아주 달아 보였었다.


근데 막상 집에와서 썰어 먹어보니, 영 맹탕인 것이었다. 알고보니 처음 맹탕인 부분을 먹어서 그런 것이었지만.


"아 실패함. 근데 맛없는 부분은 내가 다먹고 그나마 냉장고에 넣어둔거 맛있을거임"


"아 그래? 그럼 밥먹고 그거먹으면되겠네"


"ㅇㅇ 양 많으니까 디저트로먹으면됨"


"아 아빠는 수박 별로 안좋아하시잖니. 한번 여쭤보고 별로라고 하시면 너만 먹어"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다가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어,


"누난 안먹?"


"음.. 씨 많아?"


나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쿨한표정으로


"안세어봐서 몰라. 뭐 어때, 그냥 씨발라먹지말고 걍 먹어"


이 누나가 왜이러나, 원래 씨같은거 발라먹었나 생각하면서 


속으론 아 씨발라먹는 수박이라고 드립칠껄 타이밍을 놓쳤네 하고 안타까워하며 


마지막남은 계란말이와 오뎅 두점, 열무김치 하나를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고있는데


"씨 그냥 먹으면 그냥 나오잖아. 내 응꼬는 소중해. 그아이에게 그런 시련을 줄 순 없어"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순간어처구니가없어서 씹던 그대로 빤히 바라보니까


"넌 똥싸면서 요플레쳐묵쳐묵하는놈이 어디서 드럽다는표정을 하냨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의 반격에 그냥 조용히 턱을 재가동시켰고 결국 나만 수박먹었다.


씨발라서.


누난 참 생긴건 도도하게 생긴거같은데 말하는게 참 솔직하고 쿨한여자인듯. 매력있다. 


다행히 누난 오유를 하지않는다.


누나에게 다른곳에서 수박씨와 응꼬얘기 하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난 요플레를 들고 유유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선글라스꼈으니 못알아보겠지

알더라도 본인에게는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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