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
본인은 군단 유해발굴병을 했는데 이 군단 유해발굴병은 국방부 발굴병이랑 다르게 그냥 차출임. 그것도 훈련소에서 뽑아가는게 아니라 잘 생활하고 있는 현역 군인들 중에 차출당하는거임.
근데 사실 군단에 유해발굴팀이라는건 편제가 존재하지 않음. 그래서 파견이라는 명목으로 각 부대에서 병사들 끌어다 쓰다보니 병사들은 인사 및 보급관련해서 불이익을 당할 때가 종종 있음
일단 파견이다 보니 군단 발굴병들은 군단 소속이 아니라 원 소속부대에 전화를 해서 진급 및 정기휴가를 해결해야 함. 근데 이게 짜증나는게 계원이 나보다 계급이 높거나, 나보다 계급이 낮아도 짬을 처먹어서 대가리가 좀 굵어졌다 싶으면 일을 대충대충 처리함
내가 상말 때 다음달에 병장 진급 신고한다고 부대에 전화해서 나보다 후임이었던 인사계원한테 얘기를 했음. 근데 다음달 월급을 받아보니 상병월급이 들어와있는게 아니겠음? 나는 내 귀구멍을 후벼파면서 내가 잘못들었나 싶어 전화로 몇번이고 다시 확인했는데 여전히 상병월급만 들어와있음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 싶어 부대에 전화했는데 나 태권도 단증 없다고 듣도보도 못한 신임소대장이 나 진급누락시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부대있었을 적에는 진급시험도 없었고 태권도 하는 꼴을 본 적이 없음. 이게 뭔일인가 싶어 소대장 바꾸라 그래서 막 따지니까 노력은 해보겠는데 단증이 없어서 다음달에도 진급이 안될지도 모른다고 말함
끊고나서 야마가 확 돌아서 다음날에 통제장교(소령)한테 진급 안됐다고 보고를 했음. 보고하자마자 대대 인사과장한테 바로 전화해서 욕하면서 왜 진급 안시키냐고 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이 중령 진급이 안되서 거칠게 없는 분임. 짬으로만 따져도 대대장급임. 오히려 대대장이 후임인 경우도 종종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화기 너머로 인사과장의 예, 예, 알겠습니다 소리가 들리는데 웃음이 막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네 부대 애가 국방부 집체교육가서 1등 먹고 표창장 받아서 군단이랑 사단 위신 세워졌는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한다음에 표창장 사본 보낼테니까 다음달에도 진급 안돼있으면 각오하라고 엄포놓고 전화 끊은 다음에 나보고 걱정말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내 병장 한달치 월급이 날아갔던 적이 있음
유해발굴 하다보면 아저씨들이랑 많이 놀게 됨. 한번은 생땅이 안나와서 거의 2m가량 개인호를 판 다음에 나뭇가지랑 나뭇잎으로 위장해놓은다음에 아저씨들이 후임들 불러서 빠뜨린적도 있고, 아니면 길목에 함정을 파놔서 사람들 발목이 아작난적도 있음. 그거때문에 발굴부대 대대장이 발굴부대를 털었는데 애먼 옆중대가 털렸다는게 함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긴건 하사도 그거에 동참했다가 털렸다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굴병 친구중에 한명은 똥싸러갔다가 유해 주워온적도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싸러 갔는데 웬 흰 나뭇가지가 있었다고 함. 근데 뼈라는게 생각보다 나무뿌리나 나뭇가지랑 비슷하게 생김. 친구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똥 다 싸고 "얘들아 나 허벅지뼈 주웠어"하면서 놀리려고 했는데 진짜 허벅지뼈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랑은 반대로 내가 진짜 위팔뼈(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뼈)랑 똑같이 생긴 나뭇가지를 발견했음. 모양이랑 크기가 완전히 비슷함. 발굴부대 아저씨들이랑 짜고 파제끼고 있던 호에 적당히 묻어놓은다음에 국방부 아저씨들한테 유해 발견했다고 말함. 근데 처음에 완전히 속음ㅋㅋㅋㅋㅋㅋㅋ 얼마 안가서 들통나긴 했는데 국방부 발굴병들도 감탄할 정도로 뼈랑 똑같이 생긴 나무였음
뭐 여러가지 재밌는 일들 많았는데 생각이 잘 안나네요